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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투자전문 VC 줌인/thebell interview] 송승엽 대표 "후배들 만개 돕는 '발판' 되겠다"③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 마수걸이 펀드 결성…Co-GP 통해 추가 펀딩 목표

이기정 기자공개 2024-07-25 08:10:07

[편집자주]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문화콘텐츠 투자가 어렵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다른 섹터와 비교해 투자 프로세스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투자의 경우 제작사와 감독의 역량, 시나리오, 수익성, 출연 배우, 배급사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한두개가 아니다. 설립 3년차 신생 VC인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가 주목을 받는 배경은 이같은 문화콘텐츠 투자를 수십년 동안 경험한 베테랑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는 심사역들이 그간 쌓아 놓은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영화 배급사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첫 펀드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마수걸이 펀드를 결성한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다음 목표는 투자 영토 확장과 인력을 늘리는 것이다. 더벨이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비전과 투자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 어느 순간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후배들을 도와주기 위해 영화 투자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캐피탈원에서 독립한 이유도 앞선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를 통해 많은 문화콘텐츠 투자 심사역들이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지난 17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송승엽 대표(사진)는 20여년간 몸 담은 영화업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가 앞장 서 유망 영화를 발굴하겠다는 포부다.

2022년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VC)로 설립된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최근 마수걸이 펀드를 결성하며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시작했다. 송 대표는 회사를 키워 영화업계와 문화콘텐츠 심사역, 나아가 VC업계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화 감독 꿈 포기하고 VC업계 입문…영화투자 이어가고자 독립 결정

1963년생인 송 대표는 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씨네씨엘 등에서 영화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2010년 여한구 전 캐피탈원 대표의 도움으로 VC업계에 입문해 약 12년 동안 영화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2022년 독립을 결정하고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그는 "1980년대 한국 '뉴웨이브(이전과는 다른 형식의 영화)' 시대를 이끈 장선우 감독과 이장호 감독의 작품을 보며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 업계에 입문했다"며 "다만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프로듀서로 전향했고 좋은 선배들을 만나 영화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은혜를 받은 여 전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표 자리를 맡게 됐는데 대주주와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다른 섹터로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했지만 문화콘텐츠 투자를 줄이고자 한다는 의견에 독립을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이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이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 설립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송 대표는 "캐피탈원 조직개편에서 문화콘텐츠 투자조직이 흔들렸고 후배들이 뿔뿔이 흩어졌다"며 "후배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하우스를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하자마자 곧 바로 영화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펀드를 만들기 위해 도전했다. 송 대표는 "주목적이 영화인 펀드는 당연하고 이광수 부대표와 함께 운용한 경험이 있었던 해양수산 펀드를 만들기 위해 모태펀드에 지원했다"며 "아직 하우스 트랙레코드가 없어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난 2월 결국 펀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지난해까지 정책 출자자(LP) 출자사업에서 여러번 떨어지면서 올해 펀딩을 쉬어갈 생각도 있었다"며 "다만 수시 출자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국영화개봉촉진 분야가 등장하면서 다시 도전했고 위탁운용사(GP)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선순위 두고 투자 영화 선별, 예산부터 시나리오까지 아우르는 '안목' 필요

송 대표는 영화 투자에는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심사역이 기업을 투자하는 과정에서는 정량적인 지표를 활용하는데 영화의 경우 다른 고려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그의 노하우는 자체적인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같은 영화업계에 몸 담고 있더라도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과 투자하는 사람은 관점이 전혀 다르다"라며 "현장에서는 본인들의 작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자는 객관적으로 작품을 평가해야 하니 괴리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운용 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이 맞다면 영화 제작에 필요한 예산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이후에는 개봉 시점과 수익성을 판단한다"라며 "감독, 배우 등 참여 인력과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어떤 배급사가 참여하고 있는지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펀드 운용 관점에서는 단일 포트폴리오보다는 펀드 전체의 수익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송 대표는 "일반적인 기업 투자는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펀드 전체 성적을 좌우하기도 하지만 영화 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큰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흥행이 예상되는 영화에도 투자하지만 영화업계에서 특별한 상징성이 있거나 LP들이 희망하는 영화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투자 방식을 통해 하우스의 수익률뿐 아니라 업계의 동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업 투자도 도전 예정…"내년 펀드레이징 속도낼 것"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향후 문화콘텐츠 기업 발굴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실제 송 대표는 삼지애니메이션, 캐리소프트, 비브스튜디오, 와이낫미디어 등 유망한 문화콘텐츠 기업을 발굴한 경험이 있다.

그는 "기업 투자에서는 사업 아이템이나 실질적인 지표 등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팀워크와 경영자의 자질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며 "초기 투자 후에도 기업들이 처음과 같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팔로우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투자한 기업 중에 소송 이슈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었는데 우리가 외면하면 회사가 정말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직접 변호사 자문 등을 진행해 자금을 지원했다"며 "앞으로도 이같이 포트폴리오에게 도움을 주는 투자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올해까지 기결성한 펀드 운용에 집중하고 내년 펀드레이징에 도전할 생각이다. 강점이 있는 영화 투자와 해양수산 분야가 타깃이다. 또 기회가 있다면 여성 창업자에게 투자하는 펀드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다.

그는 "내년 모태펀드 출자사업 가운데 '중저예산 한국영화'와 '한국영화 메인투자', '해양수산' 분야에서 도전할 생각이다"라며 "펀드를 결성하게 되면 규모가 200억원을 넘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하우스와 컨소시엄(Co-GP)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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