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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사업구조 재편]로보틱스와 밥캣 합병…밥캣, 그룹 재건의 '키'그룹 내 현금성자산 최다, 한층 더 막중해진 역할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24 08:17:4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내년 상반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한 회사로 합병한다. 기존 발표한 사업구조 재편의 후속 작업이다. 사실 기존 재편안에서도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가 되는 만큼 지배구조상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하나다. 기존 재편안에선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 지원에 활용된다면, 두 회사가 합병한 이후엔 두산밥캣이 그룹 전체를 되살리는 '키'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산밥캣, ㈜두산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22일 두산그룹 등에 따르면 올해 안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넘어가는 데 이어 내년 상반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이유는 인수합병(M&A)이다.

기존 재편안에선 지주사 ㈜두산(모회사) 아래 두산로보틱스(자회사)가 있고 그 아래 두산밥캣(손자회사)이 놓이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두산밥캣이 회사를 인수하려면 지분을 무조건 100% 보유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반면 두 회사가 합병하면 합병법인이 ㈜두산의 자회사가 돼 이같은 제약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룹의 미래를 걸 수 있는 굵직굵직한 사업 혹은 회사의 경영권 지분만 인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M&A를 한층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두산밥캣은 앞으로 두산그룹 차원의 M&A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산그룹은 최근 모트롤 인수를 결정했는데 인수주체가 두산밥캣이다. 두산밥캣이 2460억원을 들여 모트롤 지분 100%를 인수한다.

모트롤은 두산그룹이 2021년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매각한 곳이다. 두산밥캣이 나선 이유는 단순하다. 두산그룹에서 현재 대규모 현금 동원이 가능한 곳은 두산밥캣 정도밖에 없다. 두산밥캣의 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조7685억원에 이른다. 몇년 동안 이어진 호실적으로 역대급 현금을 쌓아뒀다.

일각에선 두산그룹이 모트롤을 되찾아온 것처럼 옛 두산그룹을 재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굳이 모트롤처럼 과거 보유했던 기업을 되사오지 않더라도 앞으로 그룹 외형을 확장하고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M&A는 필수다. 다른 회사들의 현금 동원력은 시원치 않은 만큼 그룹 재건을 위한 M&A에 두산밥캣이 보유한 현금이 쓰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계열사 살펴보니, 현금 동원력 '그닥'

현재 두산그룹의 다른 계열사를 살펴보면 보유 현금성자산 자체가 두산밥캣보다 훨씬 적을 뿐만 아니라 운용 과정에서 운신의 폭도 넓지 않다. ㈜두산의 경우 1분기 말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이 3481억원가량이다. 매우 적다고는 볼 수 없지만 ㈜두산 아래 현재 한창 성장하고 있는 신사업 자회사들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M&A에 자금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물류시스템) 지분을 100%,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수소드론) 지분을 86%를 보유하고 있다. 두 곳은 두산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육성 중인 신사업을 이끌고 있지만 둘 다 아직 적자를 내고 있어 갈 길이 멀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1분기 말 기준 7406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다. 역시 적지는 않은 수준이지만 지난해부터 정상화에 막 들어서 아직은 다른 회사를 지원하거나 M&A에 나설 여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로 두산퓨얼셀(지분율 34,78%) 역시 거느리고 있다. 특히 앞으론 배당 수익을 두둑하게 안기던 두산밥캣마저 내어줘야 한다.

반도체·첨단소재 사업을 책임지는 두산테스나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외형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체 사업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밥캣은 앞으로 M&A 장벽 역시 한층 낮아질 수 있다. 비상장사가 되는 만큼 이사회 구조를 한층 유연하게 바꿀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의 중도 해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의 재선임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주주총회 역시 초고속으로 통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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