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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대해부]'가족 투자법인' NXMH, 10년새 자산 5배로⑫[소유구조]벨기에 설립 후 넥슨 주식 현물출자…자산규모 본사 절반 육박

고진영 기자공개 2024-07-29 09:20:44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계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양상이다. 세 회사는 10년 가까이 '삼국지'처럼 국내 게임시장을 삼분하며 각축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에는 넥슨 홀로 질주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 넥슨만의 성장스토리와 지배구조, 성장전략, 키맨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XMH B.V.(이하 NXMH)는 넥슨의 2대주주지만 사업현황이나 주요 경영진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벨기에 비상장법인으로 세워진 만큼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을뿐 아니라 규모 측면에서도 이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덩치가 커졌다.
NXMH 가 인수한 유아용품브랜드 스토케


◇넥슨 지분 '분산 소유' 이유는

NXMH는 올 3월 말 기준으로 넥슨 지분 19.11%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NXC(29.48%)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지분율이다. 앞서 NXC는 넥슨이 상장하기 전부터 넥슨 주식을 NXMH로 조금씩 양도해왔다. NXMH가 2010년 11월 설립되자마자 11억엔을 주고 넥슨 주식 200주를 매입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NXMH는 NXC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주식을 넘겨받았다. 우선 설립 첫 해 12월 NXC가 넥슨 주식 17만주를 NXMH에 현물출자했다. 그 이듬해 넥슨이 상장 전 액면분할을 했기 때문에 NXMH의 주식 수는 100배(1700만주)로 뛰었다.


그 뒤로도 출자가 수차례 이어지면서 NXMH가 가진 NXC 지분율은 2011년 말 8.92%, 2012년 말 16.53%, 2013년 말 16.9%, 2014년 말엔 21.7%로 빠르게 올랐다. 이후 주식 일부를 처분하긴 했으나 여전히 19%대를 유지하고 있다.

애초 NXMH는 NXC가 전액을 출자해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한 법인이다. 또 NXC는 지난해 상속세로 지분 일부(29.3%)가 물납되기 전까지만 해도 주식 전량을 오너일가가 가지고 있었다. NXC의 100% 자회사인 NXMH 역시 오너 가족회사와 다름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지배구조를 볼 때 NXC가 쥐고 있던 넥슨 주식을 굳이 NXMH로 분산시킬 만한 합당한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 실제로 일각에선 세금 회피 목적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과 벨기에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이중과세를 막는 조세협약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팔아 차익이 생기면 NXMH의 소재국인 벨기에에서만 과세할 수 있다는 뜻인데, 벨기에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수준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넥슨 측에서는 투자 목적으로 세운 법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견기업 집중 투자…자산규모 '4.2조'

투자 전략을 보면 NXMH는 5000만~2억유로(750억~3000억원) 범위에서 투자할 수 있는 중견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특히 소비재나 암호화폐 관련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2013년 레고 거래 플랫폼인 '브릭링크(Bricklink)'에 투자했다가 2019년 레고그룹에 매각해 엑시트했고 '비트스탬프 (Bitstamp)'를 인수하기도 했다.

비트스탬프는 2011년 유럽에서 출범한 암호화폐 거래소다. 원래 슬로베니아에 세워졌으나 영국을 거쳐 2020년 룩셈프르크로 이전했다. NXMH는 2018년 비트스탬프 지분 80%를 인수했는데 당시 추정됐던 거래규모는 3억5000만 달러(약 3997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기준 비트스탬프 지분 88.81%를 NXMH가 확보하고 있었다.

다만 암호화폐 관련 사업은 현재는 접은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블록체인기업 리플(Ripple)이 비트스탬프 소수 지분을 매입했고 6월엔 증권거래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가 비트스탬프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약 2억달러로 예상되며 규제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두 회사와의 계약내역 등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차익은 추정하기 어렵다.

이밖에 NXMH가 보유한 주식으로는 핀란드 주방브랜드 '해피 싱크(Happy Sinks)'의 지분 9.37%, 캐나다 아웃웨어브랜드인 '무스 너클스(MODES MOOSE HOLDING ULC.)' 지분 19.37%, 노르웨이 유아용품브랜드 '스토케(NXMH AS)' 지분 98.11% 등이 있다. 소재지가 각각 룩셈부르크, 케이맨제도로 등재된 펀드 2개(VALTUM FUND, VALTUM STATHEROS FUND LIMITED)에 대해서도 지분 74.94%, 100%를 각각 보유 중이다.


작년 말 NXMH의 연결 자산규모는 4조2311억원에 달한다. 2013년 말 8500억원 남짓이었는데 10년만에 5배 가까이 뛰었다. 2023년 넥슨의 연결 자산총계가 9조9500억원대인데 그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해외 투자법인이라 떨어지는 주목도를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등기임원 4명, 프레데릭 라멘스 경영총괄

이 회사 키맨들의 면면은 어떨까. 등기임원의 경우 4명으로 이뤄졌다. 경영 총괄(Managing Director)인 프레데릭 라멘스(Frédéric Lammens), 유상민 CFO(최고재무책임자), 거주지가 한국으로 기재되어 있는 조한민 이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감사관인 로지 필립 (LOZIE Filip) 등이다.


프레데릭 라멘스는 8년 동안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에서 경영 컨설팅을 담당하다가 NXMH에 합류했다. 소비재 분야 투자를 총괄하며 2016년부터 스토케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유상민 CFO는 연세대학교 출신으로 KPMG를 거쳐 2019년 NXMH로 이동했다.

이밖에 올로브 피터슨(Olov Petersson)이 인베스트먼트 디렉터, 장 티보(Jean-David-Thiebaut)가 포트폴리오 디렉터로 있다. 두 사람 모두 비트스탬프의 이사회 멤버에 포함된 경영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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