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에너지 CEO 인사 코드]열병합회사에서 승계 '키'로, 한화에너지 변화 이끈 CEO②오너 3형제 개인회사, ㈜한화 지분율 15%…사업·지분구조 재편 주역, 한화오션으로
김동현 기자공개 2024-08-12 07:34:43
[편집자주]
그룹의 현재이자 미래인 에너지 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한화그룹이 칼을 빼들었다.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한화솔루션과 전통의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 중인 여천NCC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쇄신 작업에 나섰다. 예년보다 1~2달 정도 이른 조기 인사였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엿보인다. 더벨이 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구축한 계열사 CEO의 면면을 살펴보며 인사 코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경영 승계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계열사다. 오너 3세 3형제인 김동관 부회장(50%)·김동원 사장(25%)·김동선 부사장(25%)의 개인회사로,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 14.9%를 보유한 2대 주주다.한화에너지가 지분구조상 이러한 위치에 오기까지 회사를 이끄는 CEO의 역할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출범 초창기만 해도 화학공학 출신의 현장 전문가에게 대표이사직을 맡겼지만 재편기를 전후로 관리 전문가에게 회사를 맡겼다. 구조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들은 그룹에 새로운 시너지를 가져다줄 한화오션으로 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조재편 기반 만든 현장 출신 CEO
한화에너지의 시작은 2007년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솔루션)이 집단에너지사업부문을 분할하며 설립한 여수열병합발전이라는 회사였다. 여수산업단지에 사업장을 둔 곳을 중심으로 전력·열을 공급하며,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위채 초창기 여수열병합발전 CEO는 생산현장을 이끈 경험이 있는 인물로 선임됐다. 한화석유화학 여수공장장을 맡던 김연석 전무가 여수열병합발전 대표를 겸직했고 상업가동에 돌입한 2010년 초에는 한화종합화학·여천NCC 대표 출신의 조창호 대표가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 사이 여수열병합발전은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4차례 진행했다. 2008년 첫 유상증자에 군장열병합발전이 출자에 나서 여수열병합발전 지분 49%를 확보했고 이듬해 한화석유화학의 잔여지분(51%)을 마저 매입하며 완전자회사로 뒀다.
군장열병합발전은 오너 3형제 개인회사 한화에스앤씨의 100% 완전자회사로, 한화에스앤씨→군장열병합발전→여수열병합발전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이뤘다. 첫 매출을 발생하기 시작한 2010년에는 군장열병합발전이 투자부문을 분할해 한화에스앤씨에 붙이는 과정에서 여수열병합발전이 한화에스앤씨 자회사로 들어갔다.
이후 사업에 집중하던 여수열병합발전은 2012년 군장열병합발전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한화에너지로 바꿨다. 기존 산업단지 전력·열 공급 사업 외에 태양광·수소 등으로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 시기 권혁웅 현 한화오션 대표(부회장)가 변화를 주도했다. 권 대표는 여수열병합발전 설립 때부터 관리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던 인물로, 전임자인 김연석(연세대)·조창호(서울대) 대표와 화학공학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변화 이끈 CEO, 한화오션으로
권 대표 이후에는 주로 경영 임원들이 한화에너지 대표로 중용받았다. 특히 한화에너지 대표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구 한화에스앤씨) 이사회에 진입했다는 점이 이 시기 변화 중 하나다.
한화첨단소재 자동차소재사업부장을 맡던 류두형 사장이 2015년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한화에너지 대표에 선임됐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류 사장은 한화L&C(EVA·건재영업팀장), 한화그룹(경영진단팀장), 한화첨단소재 등을 거치며 경영관리와 영업, 소재 등 다방면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화에너지의 에너지 신사업 확장을 맡을 적임자였다.
여기에 더해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의 첫 기타비상무이사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처음으로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했는데 그 자리를 자회사 한화에너지와 에스아이티(현 한화컨버전스) 대표로 채웠다. 이에 따라 류 사장과 함께 손계춘 에스아이티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모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지금의 지분구조가 완성된 시점은 2019년 하반기부터 회사를 이끈 정인섭 사장 시절이다.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사장은 한화에너지 대표 2020년부터 에이치솔루션 대표까지 겸했고, 이듬해에는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는 지분구조 변화를 이끌었다. 이를 통해 오너 3형제가 한화에너지를 직접 보유하게 됐다.
구조 개편이 마무리된 뒤에는 정인섭 사장(사업부문 총괄)과 김희철 사장(지주부문 총괄)이 각자대표를 이루다 2022년 하반기부터 김 사장이 홀로 회사를 경영 중이다. 김 사장은 앞선 2명의 전임자(류두형·정인섭)와 달리 화학공학도로, 한화큐셀·솔라원·토탈·임팩트 등 주요 화학·소재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다.
2010년대 이후 회사를 이끌며 사업 확장, 지분구조 재편 등을 이끌었던 한화에너지 대표들은 한화오션에 합류해 있다. 권혁웅 부회장은 ㈜한화, 한화토탈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정인섭 사장은 한화에너지 대표직을 내려놓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단장을 맡아 노사 협의를 주도하며 한화오션 출범에 공을 세웠다. 현재는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류 사장은 올해 1월 한화오션에 합류해 경영기획실장을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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