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물 분석]메리츠화재, '부담 매물' MG손보에 베팅한 이유는전략기조 큰 수정 없이 규모 확대 가능…추가 자금지원 부담은 감당 가능한 수준
강용규 기자공개 2024-08-12 10:57:28
[편집자주]
M&A 시장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보험사 인수 매물들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평가와 직결되는 새 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M&A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 된다.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는 보험사 수가 적지 않다. 각 회사별 자산 규모나 특징, 장단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인수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 약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전했다. 그간 계속되는 유찰로 '부담스러운 매물'이라는 평가가 굳어져 가던 MG손보에 메리츠화재가 베팅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업계에서는 MG손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의 부담이 메리츠화재에게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MG손보의 보험 포트폴리오는 메리츠화재와 비슷한 구성을 갖추고 있어 인수 뒤 영업전략 수립이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다.
◇인수 기대효과 '규모의 경제', MG손보 수익성 개선은 과제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MG손보 3자 매각의 재공고 입찰에 메리츠화재가 제3의 원매자로 참여했다. 수의계약 전환까지 염두에 뒀던 예금보험공사는 경쟁이 성립된 만큼 통상의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측에서는 인수전 참전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모든 딜을 다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딜도 모든 정보를 분석해 가능한 범위에서 참여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놓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 도전의 이유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든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메리츠화재는 자산총계가 39조2739억원이며 MG손보는 그 10%가량에 해당하는 3조8999억원이다. 보험사의 수익구조는 보험수익 못지 않게 투자수익 역시 중요하며 10%가량의 자산 확대는 그만큼 투자수익 창출의 기반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리츠화재와 MG손보 양사의 보험 포트폴리오 구성이 비슷한 만큼 인수 성공시 포트폴리오의 통합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공산이 크다. 작년 기준으로 메리츠화재는 원수보험료 대비 장기보험 보험료의 비율이 89.4%를, MG손보는 93.1%를 각각 기록했다.
외국계 지점 보험사를 제외한 국내 영업 손보사들의 평균 비율은 72.1%다. 메리츠화재와 MG손보는 이전부터 업계 평균보다 장기보험에 더욱 집중하는 보험영업 전략을 구사해 왔다는 말이다. 이는 메리츠화재 입장에서 MG손보를 인수한 뒤 전략을 크게 수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보험수익 8조3462억원, 보험손익 1조4971억원을 각각 거둬 보험수익성, 즉 보험수익 대비 보험손익의 비율이 17.9%를 기록했다. MG손보의 경우는 보험수익 7724억원에 보험손익 177억원으로 2.3%에 불과하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 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비율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매각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MG손보의 보험수익성에는 일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MG손보의 보험 손해율까지 낮춰 더 큰 수익성 개선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과제는 남는다.
◇'1조' 거론되는 인수자 부담, 실제 규모는?
MG손보는 앞선 3차례의 입찰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00억~3000억원으로 거론되는 가격표보다 인수자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금지원에 나서야 하는 부담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MG손보의 자본적정성을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최대 1조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찬가량의 가용자본 확충이 필요하다.찬히 뜯어보면 MG손보 인수자의 부담이 실제로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선 1조원은 자본적정성 경과조치 미적용시의 부족한 금액이다. MG손보는 현재 경과조치의 적용을 받고 있는 만큼 7000억원 수준의 보강만으로 당국 권고 기준인 지급여력비율 150%를 맞출 수 있다.
예보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MG손보 매각 성사 시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규모는 대체로 3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매각 대금인 2000억~3000억원도 결국 MG손보 보통주 자본으로 투입되는 금액이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면 결국 MG손보 인수자가 MG손보에 투입하게 될 금액은 매각대금이 전부이거나 1000~2000억원 수준의 추가 자금지원 부담이 더해지는 정도인 최대 5000억원 수준에서 끝나게 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보험사로 이러한 투자는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심지어 이익 창출능력을 고려할 필요 없이 1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한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6439억원만으로 MG손보 인수와 추가 자금지원까지 대응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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