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밸류업 포텐셜]잘 나가던 코오롱글로벌, PF 리스크 벗어날까코스피 건설업 지수 내 비중 '3.3%→1.7%'로 축소…비주택 강화, 주주배당 지속
이재빈 기자공개 2024-08-29 07:49:12
[편집자주]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상장사가 많지 않은 건설업계도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선언한 건설사는 없는 실정이다. 더벨은 국내 상장 건설사의 사업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잠재된 밸류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은 한 때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건설사다. 2022년까지만 해도 자산가치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유가증권시장 건설업 지수를 크게 웃돌았고 지수 내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였다.하지만 주가는 2022년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3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8170원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1만원을 간신히 회복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현실화 우려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PF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하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차입금 상환을 통한 이자비용 감소와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순손실 기조가 올해에 이어 2025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 상승세 코오롱글로벌, 과거 수준 대비로는 여전히 부족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오롱글로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0원(2.58%) 오른 1만1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1893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209억원으로 16.69% 급증했다.
코오롱글로벌 주가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5월 20일 8240원이었던 종가는 6월 20일 1만5740원으로 1.91배 상승했다. 이후 조정을 받으며 지난 5일 8800원으로 떨어졌으나 20일 1만원선을 회복한 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기간을 확대해서 보면 현재의 주가는 아쉬운 수준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자본시장은 코오롱글로벌에 대해 건설업계 평균을 웃도는 주가를 메겼다. 2020년 1월 9700원이었던 종가는 2020년말 1만9300원, 2021년말 2만2600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건설업계 평균을 웃도는 주가 상승이었다. 2020년 초 20조2902억원이었던 코스피 건설업 지수 시가총액은 2020년말 21조3925억원, 2021년말 22조7404억원으로 2년 간 12.08% 상승에 그쳤다. 반면 우선주를 합한 코오롱글로벌의 시가총액은 2020년초 2502억원에서 2020년말 4965억원, 2021년말 5793억원으로 2년 간 131.53% 급증했다.
시가총액 상승분이 업종 평균을 상회하면서 지수 내 비중도 확대됐다. 2020년초 1.23%였던 건설업 지수 내 코오롱글로벌의 비중은 2020년말 2.32%, 2021년말 2.55%로 확대됐다. 2022년말에는 코스피 건설업 지수 시가총액이 15조415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3.86% 급감한 반면 코오롱글로벌 시가총액은 12.2% 감소에 그치면서 비중이 3.38%로 늘었다.
PBR도 업종 평균을 꾸준히 상회했다. 2020년 말 코오롱글로벌의 PBR은 1배로 나타났지만 코스피 건설업 PBR은 0.7배에 그쳤다. 2021년 말에는 0.92배, 2022년 말에는 0.83배로 코오롱글로벌 PBR이 조정됐지만 코스피 건설업 PBR은 0.74배와 0.44배에 머물렀다.
주요 수익성 지표들이 꾸준하게 성장했던 효과다. 별도기준 코오롱글로벌의 자기자본이익률은 2020년 17.3%에서 2021년 22.5%, 2023년 23.7%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도 7.1배에서 31.4배, 11.9배로 준수했고 자산총이익률은 3.9%에서 5.7%, 5.5%로 집계됐다. 매출총이익률은 10.5%에서 11.8%, 12.2%로 각각 올랐다.
코오롱글로벌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3년이다. 2023년말 시가총액은 전년 말 대비 54.48% 감소한 2315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난 셈이다. 반면 코스피 건설업 시가총액은 3.98%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수 내 코오롱글로벌의 비중은 3.38%에서 1.6%로 1.78%포인트(p) 감소했다.
◇저평가 원인 PF 리스크, 배당·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기업가치 제고
주가가 급락한 배경에는 부동산 PF 리스크가 자리한다. 코오롱글로벌이 매출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PF 관련 신용보강에 나선 시점은 2020년이다. 2019년 말 140억원이었던 PF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2020년 3812억원, 2021년 3224억원, 2022년 3855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자 PF 신용보강 규모 확대가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우발부채 현실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쌓아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 들어 매출원가율이 90%를 상회하게 되면서 본업을 통한 현금창출이 어려워졌다. 2023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522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5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코오롱글로벌은 재무활동으로 3574억원을 조달해 현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필요한 현금을 빚으로 조달한 셈이다.
빚에는 이자가 수반한다. 2021년 60억원에 불과했던 이자비용은 2022년 140억원, 2023년 43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2021년 1363억원, 2022년 1488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던 코오롱글로벌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23억원에 그쳤다.
부동산PF 리스크로 인한 실적 및 재무지표 악화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코오롱글로벌은 상반기 375억원의 별도기준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반기 아지비용은 46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을 상회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333.18%에서 상반기 말 503.5%로 악화됐다.
자본시장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후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당기순손실이 49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당기순손실 추정치로는 100억원이 제시됐다. 이자비용은 2024년 860억원, 2025년 770억원, 2026년 78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이자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PF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상반기 말 기준 353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PF 중에서도 고위험으로 평가되는 브릿지론 우발부채 규모는 2680억원이다. 미착공 우발부채를 웃도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늘어난 차입금만 상환하면 PF리스크로 인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지급여력도 충분히 갖춰진 상태다. 코오롱글로벌의 상반기 말 유동자산은 2조1003억원으로 1조6118억원인 유동부채 규모를 웃돌고 있다. 1년간 현금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 규모가 상환해야 하는 부채보다 많다는 의미다.
다만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비주택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한다. PF 우발부채 규모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주택 부문 매출을 대신하기 위해서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 3조8000억원 중 절반인 1조9000억원을 비주택 부문에서 수주할 계획이다.
사업 중에서는 풍력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및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7개 육상풍력 단지를 운용하는 한편 완도 해상풍력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환경·플랜트 매출은 2022년 3305억원에서 2023년 2698억원으로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매출은 138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신규수주는 2022년 2273억원에서 2023년 7402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에는 상반기에만 7909억원을 수주했다.
또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배당을 통해 저평가 문제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오는 9월 30일을 권리주주확정을 위한 주주명부폐쇄일로 결정했다. 이날 기준으로 코오롱글로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분기배당을 지급하기 위해서다.
2016년 이후 경영실적과 재무상황, 투자규모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배당을 제공하고 있다. 건설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배당수익률은 2021년 말 1.77%에서 2022년 말 2.67%, 2023년 말 3.46%로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3월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정관 개정을 통해 결산일과 배당 기준일을 분리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투자자들이 배당금액을 보고 주식 매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결산일과 배당기준일 분리는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유니클로 살린 정현석, 아울렛 경쟁력 강화 '뉴 미션'
- 한세예스24홀딩스, 이래AMS 출자로 재무 부담 '경감'
-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글로벌 성장' 전략 가속화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AK홀딩스, 'ROE 10%' 달성 방안은
- 롯데쇼핑, '인천 개발사업' 자회사 합병 배경은
- '공무원' 떼내는 메가스터디교육, 재무 영향은
- 교촌F&B, 첫 무상증자 배경 '실적 자신감'
- BGF리테일, '지주 전략가 수혈' 본업 체질개선 집중
- 한샘, '고객관리' 자회사 대표에 전략기획실장 배치
- [대상웰라이프는 지금]미뤄진 '중국 합작법인' 설립, K-건기식 돌파구는
이재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건설사 착공물량 점검]대우건설, 비주택에 쏠리는 무게추…매출 유지할까
- [2024 이사회 평가]한국화장품제조, 경영성과 제외 전 항목 '미흡'
- [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건전성 우려' 코리아신탁, 무궁화신탁과 차이점은
- [건설사 착공물량 점검]주택 비중 높은 GS건설, 2025년 매출 '고비'
- [thebell note]플랜트의 '추억'
- [PF Radar]한화그룹, '울산 사택' 공동주택 개발 KB증권과 '맞손'
- 신탁업계 첫 책준 미이행 소송, 모범규준 적용 '촉각'
- 책준신탁 모범규준 공표, 소송 판도 변한다
- 대신자산신탁 첫 상장리츠, 알짜 '일본 부동산' 담는다
- [책임준공의 진화]일시적 시장 위축 불가피, 개발사업 옥석가리기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