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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HD현중, 경영성과 '최하점'에도 아쉽지 않은 이유[경영성과]⑨매출·영업익 성장율 제외 모두 1점대, '슈퍼사이클'로 기대 고조

고진영 기자공개 2024-09-19 08:09:4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11: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의 효과적 운영은 경영성과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장기적으론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진다. 선진국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정착된 배경이다. THE CFO가 이사회 평가를 진행하면서 경영실적과 주주가치 제고, 재무건전성 등 '경영성과' 지표를 포함시킨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 길었던 조선업 불황의 터널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순이익과 주가,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는 아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 경영성과 평가항목 가운데 실적 성장율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면 전부 최하점에 머물렀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D현대중공업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2점으로 산출됐다.

이 가운데 '경영성과'는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 경영 지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지표,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건전성 지표를 망라했다.

HD현대중공업은 경영성과 점수가 총점 55점 만점에 19점, 평점의 경우 5점 만점에 1.7점으로 평가됐다. 6개 지표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하지만 당장의 실적만으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국내 조선업은 10년에 가까운 불황을 딛고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상태다. 신조선가 지수가 이미 2008년 호황기에 근접할 만큼 높아졌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주력 선종인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가 확대되면서 2020년 말 12조7000억원이었던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41조원, 올 상반기엔 46조원으로 불었다.

선가가 오른 덕분에 잔고의 질적구성도 좋아졌다. 저가 물량은 소진되고 고가 물량의 건조비중이 늘어났으니 수익구조가 개선될 수 있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2023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이 33.3% 증가했으며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다른 기업들과 매출성장율을 비교해보면 KRX 300 평균치(4.7%)를 크게 웃돌았다. KRX 300을 구성하는 종목 중 비금융기업 277개사에서 상·하위 10%를 걸러내고 계산한 가중 평균치 기준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평균 성장율은 2.42% 후퇴했는데 HD현대중공업은 오히려 턴어라운드했다. 개선폭이 컸던 만큼 HD현대중공업은 경영지표 채점 문항 중에서 매출성장율과 영업이익성장율 모두 최고점인 5점을 얻었다.

다만 아직 회복 과정이다 보니 이익의 규모가 대단치는 못했다. 당기순이익이 플러스 전환하긴 했으나 2023년 말 연결 기준으로 247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ROE와 ROA는 각각 0.47%, 0.15%로 0%대를 기록했다. KRX 300 평균치(6.82%, 3.76%)를 밑돌아 관련 문항 점수가 1점에 그쳤다.

지난해 주가 흐름에도 실적 개선세가 의미 있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초 11만원대에서 연말 12만원대로 소폭 올랐을 뿐이다. 업황에 대한 기대가 2022년에 이미 어느정도 반영된 데다 작년 상반기에 다른 조선주들로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수급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이 탓에 주가수익율은 9.8%로 평균(25.7%)에 못 미쳤다. 또 분할 전인 2014년을 마지막으로 배당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총주주수익률(TSR)과 배당수익률 등이 최하점을 받았다.

이 밖에 재무건정성 지표의 경우 HD현대중공업은 작년 연말에 연결 부채비율이 229%,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은 4.62배를 나타냈다. KRX 300 평균치(119%, 1.12배)와 비교해 건전성이 떨어졌다. 높을수록 좋은 이자보상배율도 1.35배로 평균(9.7배)보다 낮았다.

지난해 경영성과와 별개로 추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업황 턴어라운드가 아직 시작단계라고 봐야하고 지난 불황에서 살아남은 조선사들은 더 큰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며 "대규모 시리즈 발주가 시작되고 있어서 신조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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