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은 지금]답 없는 음극재, 2027년 도약 발판 쌓는다④사라진 '탈중국' 이점, 내실 다지며 버티기 돌입
김위수 기자공개 2024-09-19 08:12:30
[편집자주]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기대주다. 내화물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존재감이 크지 않은 계열사에서 그룹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소재' 핵심 축을 담당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부진한 시장상황이 언제 끝날지 짐작할 수 없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이차전지 소재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사업은 양극재 사업보다 업력이 길다. 양극재 사업의 시작이 2012년 포스코와 휘닉스소재가 설립한 합작법인(JV) 포스코ESM을 통해서였다면, 음극재 사업에는 이보다 앞선 2010년 진출했다.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문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개시했다.이같은 과정을 통해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양극재와 음극재 두 가지를 포트폴리오로 둘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배터리 소재사 중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병행하는 곳은 포스코퓨처엠뿐이다.
포스코퓨처엠도 포트폴리오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음극재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최근 음극재 사업의 우선순위를 낮추고 있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음극재 사업의 부진을 견뎌내며 사업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음극재 시장, '中과의 경쟁' 어려운 이유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한창이다. 이중 중국 기업들이 가장 높은 장벽을 쌓은 분야는 음극재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된 음극재 중 92.6%가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의 음극재가 시장을 장악한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에 있다. 국산 음극에 비해 가격이 약 4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음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전력비 덕분이다. 흑연으로 음극재를 생산할 때 막대한 전력이 투입된다. 특히 인조흑연을 음극재의 생산비용이 더 많이 든다. 통상 천연흑연은 1500도, 인조흑연은 3000도 이상의 온도에서 열처리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중국의 평균 전기료는 우리나라 대비 약 20% 저렴하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우리나라 전기료의 절반 이하인 곳도 있다.
전력 비용 외에 인건비, 느슨한 환경 규제 등도 중국산 음극재의 가격을 낮춰주는 요인이다. 이를 감안해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음극재의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은 아예 불가능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 제조 음극재들의 값이 저렴하다고 해서 기술력이 뒤처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 역시 10년 넘는 사업을 통해 음극재 사업을 진행해 오며 기술력 및 노하우를 쌓았다"면서도 "결코 기술력과 품질에 있어 뒤처지지는 않겠지만 중국 기업들의 역량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사업에서 답을 찾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2021년에만 해도 11%로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3%로 하락했다. 실제 포스코퓨처엠은 올 2분기 인조흑연 음극재에 대한 186억원의 평가손실을 계상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은 가동 초기 높은 제조단가로 제조됐는데, 저렴한 중국산 흑연의 공급이 늘어난 결과 제조원가보다 판매가가 떨어졌다.
◇'버텨야 산다', 2027년엔 회생할까
포스코퓨처엠 음극재의 가장 큰 장점은 밸류체인에서 '탈중국'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룹 차원에서 흑연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아프리카·호주 등으로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또 지난 2월부터 인조흑연의 생산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탈중국의 이점이 없다. 당초 미국이 이차전지 공급망 전반에서 강력한 중국 배제 정책을 시행하며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사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산 흑연에 대한 배제는 2026년까지 2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외국우려기업(FEOC)에 속하는 중국에서 흑연을 조달해 음극재 및 배터리를 제조하더라도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이다. 북미에서 사업을 하는 배터리 제조사들은 2026년 말까지 중국산 음극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사업은 흑연에 대한 FEOC 규정 적용 유예가 끝나는 2027년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사업에 강한 속도조절에 나선 배경이다. 2026년까지는 중국산 음극재 사업에 밀려 충분한 실적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음극재 사업을 이어간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그간 원료 공급망과 고객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음극재 사업에 대한 준비작업을 진행한다.
2026년 확보할 음극재 생산능력은 연산 11만3000톤으로 기존 계획 대비 약 49% 축소했다. 2027년부터는 음극재 사업에 있어 기회가 커지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업황 조정기를 기회로 성장전략의 질적 내실화를 위해 생산능력 일부에 대한 투자시점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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