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산' 티몬, 유동성 악화 더한 '1000억 풋옵션' 2021년 발행 'EB'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망가진 현금흐름 '매입채무'로 조절
김혜중 기자공개 2024-09-23 07:44:1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몬이 뒤늦게 2023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보유 유동성이 급감한 점이 눈에 띈다. 자체적으로 현금을 벌지 못하는 상황 속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왔지만 3년 전 발행한 교환사채 풋옵션으로 인해 1000억원의 지출이 발생했다. 여기에 영업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매입채무를 늘려 현금흐름을 조절했으나 근본적인 수익성과 유동성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미정산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관측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2023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감사보고서는 정기 주주총회 개최 이후 2주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지만 티몬은 정기주총 개최를 미뤄 왔다. 통상 4월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만 5개월이 지난 9월이 되어서야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2023년 말 기준 티몬의 유동성은 176억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수치다. 현금성 자산은 159억원으로 101% 증가했지만 단기금융상품이 1000억원가량 감소하면서 유동성에 타격을 줬다. 해당 당기금융상품은 사채 상환을 위한 담보로 잡혀 있던 신탁 예금이다.
티몬은 2021년 자본 확충을 위해서 신설법인인 티몬글로벌을 세워 30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이를 사모펀드 운용사와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인수했고 해당 자금으로 티몬글로벌은 티몬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자본을 수혈했다.
다만 당시 발행한 교환사채 발행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조기상환권이 부여돼 있었다. 이에 티몬글로벌과 티몬은 각각의 신탁계좌를 사채조기상환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 티몬글로벌은 자본 확충을 위해 세워진 법인이기에 신탁계좌에는 32억원 규모에 불과했고 티몬 신탁계좌 예치금이 1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던 중 2023년 중 투자자가 조기상환권을 청구했고 이에 티몬은 티몬글로벌과 금전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대여금으로 1000억원을 계상했다. 해당 대여금에 대해서는 회수가능금액을 평가해 손실충당금을 매겼고 이는 100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티몬은 이미 2023년 영업손실로 2489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수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이 되는 당기순손실 역시 -2564억원으로 54%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당기순손실 증가 폭은 크게 늘어났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304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는 매입채무인 외상매입금을 2213억원 늘린 영향이 컸다. 미지급금도 584억원 늘어나면서 현금흐름표 상에서는 현금이 유입된 효과를 봤다.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1년 미만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는 8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현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 속 티몬은 다시금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현금을 조달했다. 외부 조달로 보유 현금성자산은 79억원에서 159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재무 부담도 커졌다.
2023년 말 기준 티몬의 유동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한 964억원이다. 다만 1년 이내 갚아야 할 부채를 의미하는 유동부채는 9576억원으로 33% 늘었다.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993%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으로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를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현금 창출력이 망가진 상황 속 결손금 규모도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티몬의 결손금은 1조5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자본총계는 -883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티몬과 감사계약을 체결하던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가정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경영진은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계속기업가정의 사용이 적합한지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라며 감사의견에 대한 의견 거절 의사를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유니클로 살린 정현석, 아울렛 경쟁력 강화 '뉴 미션'
- 한세예스24홀딩스, 이래AMS 출자로 재무 부담 '경감'
-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글로벌 성장' 전략 가속화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AK홀딩스, 'ROE 10%' 달성 방안은
- 롯데쇼핑, '인천 개발사업' 자회사 합병 배경은
- '공무원' 떼내는 메가스터디교육, 재무 영향은
- 교촌F&B, 첫 무상증자 배경 '실적 자신감'
- BGF리테일, '지주 전략가 수혈' 본업 체질개선 집중
- 한샘, '고객관리' 자회사 대표에 전략기획실장 배치
- [대상웰라이프는 지금]미뤄진 '중국 합작법인' 설립, K-건기식 돌파구는
김혜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세예스24홀딩스, 이래AMS 출자로 재무 부담 '경감'
- [thebell note]호텔롯데의 '새출발'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AK홀딩스, 'ROE 10%' 달성 방안은
- '공무원' 떼내는 메가스터디교육, 재무 영향은
- [캐시플로 모니터]크리스에프앤씨, '180도' 바뀐 현금흐름 '배경은'
- 웅진, '글로벌사업추진실' 신설…IT사업 해외로
- 롯데칠성음료, 생산본부 '세대교체'…효율화 '가속'
- [2024 이사회 평가]SPC삼립, 활발한 이사회 속 아쉬움 남긴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화승엔터프라이즈, 준수한 '참여도'…경영성과 '발목'
- [Peer Match Up/콜마비앤에이치 vs 코스맥스엔비티]'밸류업vs배당 정지', 주주환원 둘러싼 온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