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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크리스에프앤씨, '180도' 바뀐 현금흐름 '배경은'업황 둔화에도 영업현금흐름은 '개선', 사채 상환에 '집중'

김혜중 기자공개 2024-12-20 09:30:4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현금흐름이 2023년과 정반대 기조로 돌아섰다. 재고자산과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 조정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양전환시켰고,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채 상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유출되자 차입으로 이를 메꿨던 2023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말 연결 기준 크리스에프앤씨의 유동성(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은 395억원이다. 전년 동기(669억원) 대비 41% 감소한 수치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유동성은 2021년 121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우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

구체적인 현금의 유입·유출 내역인 현금흐름을 살펴볼 때, 2023년과 정반대의 기조가 감지된다. 우선 올해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3억원으로 양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마이너스(-) 234억원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출이 크게 발생했다.


특이한 점은 크리스에프앤씨의 실적은 고물가에 따른 골프웨어 수요 감소로 2023년 대비 악화했다는 것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크리스에프앤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333억원, 85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3%, 73% 감소한 수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기초 지표가 되는 당기순이익 역시 12억원으로 94%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배경으로는 운전자본 조정이 주효한 영향을 줬다. 재고자산과 매입채무를 효율적으로 조정해 현금을 유입시킬 수 있었다. 2024년 3분기 기준 크리스에프앤씨의 재고자산은 1705억원으로 2023년 말 대비 9.3% 증가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액 38억원까지 고려한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변동 비용은 -183억원이다. 재고자산 증가로 현금이 183억원가량 유출된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현금 유출은 발생했지만 2023년 대비 그 폭을 크게 줄인 점이 유의미했다. 2023년 3분기 재고자산 증가로 유출된 현금은 288억원이다. 올해 55%가량 유출 폭을 줄였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골프웨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던 시기다. 이에 따라 미리 준비한 재고를 처리하지 못한 여파였다. 올해 재고자산도 늘어나긴 했지만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인 ‘하이드로겐’과 ‘마무트’, 고프코어 브랜드인 ‘앤드원더’ 출시에 따른 재고 비축이 원인이었다.

재고자산 외에도 매입채무가 증가하면서 현금이 유입됐다. 올해 3분기말 크리스에프앤씨 매입채무는 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입된 현금은 144억원이다. 순이익 감소로 지출 여력이 둔화되자 외상 매입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을 일시적으로 경감시켰다.

이를 통해 사채 상환으로 재무 부담을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에도 전환사채 상환에 185억원을 사용했고 단기차입금 상환에도 194억원을 썼다. 물론 추가 조달도 있었다. 단기차입금을 205억원을 늘렸고 전환사채·교환사채 발행으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해당 자금 조달은 2021년 키움 PE가 11월 단행한 메자닌 투자원금을 갚기 위한 선제적 조달이었다. 올해 11월 325억원 규모에 달하는 사채 상환이 완료되면서 재무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 이는 단기차입금을 400억원가량 대폭 늘린 2023년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사채 상환 외에도 배당금 지급 및 자기주식 취득에도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는 보유 현금을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올해 역시 현금성자산 감소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크리스에프앤씨는 2021년 대규모 투자 당시 발행한 사채로 인한 상환 부담이 컸던 상황"이라며 "최근 일부 상환이 완료되긴 했지만 유동성이 감소한 상황 속 실적 개선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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