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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FDA 재심사 말고도 고민은 있다, 속도내는 경쟁자 '옵디보'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과 비슷한 23.7개월 OS 달성, 기허가 약제로 심사 유리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26 10:03:5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그룹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품목허가 재심사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거론되는 게 바로 경쟁약물이다. 면역항암제 조합인 '옵디보+여보이'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위협할 우수한 데이터를 내놨다. 허가가 되면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밖에 없다.

고려할 점은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이 모두 첫 허가 제품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받고 있는 반면 옵디보+여보이 조합은 이미 타 암종에서 널리 쓰이는 약제라는 데 있다. 리보세라닙과 다르게 심사 관문을 빠르게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HLB 美 허가 자신감 근거 'OS'…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BMS

HLB가 항서제약과 함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간암 3상 'CARES-310' 데이터를 발표하던 2022년 당시만 해도 우수한 약효라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었다. 당시 중간결과로 발표했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2.1개월로 압도적인 데이터를 보였다. 대조군인 넥사바보다 약 7개월 더 길었다.

추가 추적관찰 기간을 통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3년 mOS는 23.8개월로 중간분석 때보다 1.7개월 더 늘어난 OS를 입증했다. 3년 생존 비율은 37.7%로 대조군 24.8%보다 높았다.

현재 사용 중인 간암 치료제 중 경쟁자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조합 '임핀지+이뮤도'가 꼽힌다. HLB의 첫 3상 결과가 발표된 2022년 발표된 데이터에서 mOS 16.4개월을 보고했다. 최근 임핀지+이뮤도는 간암 3상 중 최초로 5년 추적관찰 데이터도 나왔다. 5년 생존 비율은 19.6%로 넥사바 9.4% 대비 우수한 생존율을 기록했다.

서로 다른 임상을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이 입증한 24개월에 달하는 OS 데이터는 두 약제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였다. HLB는 두 약제의 재심사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추가 추적관찰 결과를 포함시킬 정도로 데이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올해들어 간암 치료시장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BMS가 면역항암제 조합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3상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올해 BMS가 발표한 3상 CheckMate-9DW 연구에 따르면 옵디보+여보이는 23.7개월에 달하는 mOS로 대조군 렌비마 또는 넥사바 대비 사망 위험을 21%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과거 옵디보 단독요법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병용요법으로 효능을 크게 올린 것이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입증한 mOS 23.7개월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데이터와 거의 비슷한 수치로 기록된다.

◇실사용 데이터 풍부한 옵디보·여보이, 허가심사 유리한 고지

두 약제의 병용 기전과 임상 디자인에 차이가 있지만 HLB 입장에서 옵디보+여보이의 등장은 썩 반갑지 않다. 두 병용요법의 가장 큰 차이라면 옵디보+여보이는 두가지 면역항암제를 조합한 반면 HLB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은 VEGFR2 타깃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와 PD-1 면역항암제 조합이라는 점이다.

기전의 차이로 부작용의 양상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 조합은 VEGF-TKI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서 좋은 대안으로 선호되는데 옵디보 병용요법이 우수한 생존 데이터까지 입증하면서 급부상 하는 형국이다.

강력한 경쟁상대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에 대한 FDA 심사가 길어지면서 더욱 압박으로 다가온다. BMS는 3상 데이터를 발표하자마자 간암 품목허가 신청에 나섰다. FDA는 2025년 4월 21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심사하게 된다.

이달 20일 FDA에 재신청서를 접수한 HLB가 클래스2로 심사받게 될 경우 BMS보다 간발의 차로 허가 결과지를 받게 되는 셈이다. FDA는 항서제약 공장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클래스2로 심사하게 되는데 6개월의 기한을 잡게 된다. 이 경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허가 데드라인은 2025년 3월 20일이다.

고려할 점은 허가 측면에서 옵디보와 여보이가 단연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모두 이전에 허가받지 않은 신규 약제로 까다로운 심사 잣대가 적용된다. 반면 옵디보와 여보이는 이미 병용약제로 다양한 암종에서 쓰이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실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허가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경우 화학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4개월 만에 품목허가가 내려졌다.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점을 감안해도 심사기간인 6개월보다 2개월 빠른 결정이었다. 옵디보와 여보이 조합도 수년간 다양한 적응증을 획득한 만큼 심사 결정도 빠르게 내려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허가 여부보다 먼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LB 관계자는 "클래스1로 분류될 경우 연내 허가 여부가 결정될 수 있으며 클래스2로 분류되더라도 실사 일정에 따라 빠르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이 모두 이전에 허가받지 않은 약제로 FDA에서도 첫 사례인 만큼 심사가 철저히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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