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동양-ABL,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 '꽃단장' 동양생명 최대 3000억, ABL생명 2000억씩 자본확충…적정성 제고 효과 '쏠쏠'
강용규 기자공개 2024-09-27 12:43:0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 산하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사이좋게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단순히 자본적정성을 제고하는 효과 이외에 우리금융으로의 매각을 앞둔 상황에서 인수자의 잠재적인 추가 자금수혈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ABL생명 '완판' 성과…동양생명도 이어갈까
25일 동양생명에 따르면 10월7일을 납입기일로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날 실시했다.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2020년 9월 3482억원 규모(3억달러)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4년만의 외부 자본확충이다.
동양생명은 자본적정성, 즉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을 180%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193.4%에 달했던 킥스비율이 올 1분기 174.7%로 하락했으며 2분기 말 잠정치 기준으로는 167.1%로 더욱 낮아졌다.
동양생명은 2분기 말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3조9520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2조3487억원으로 각각 잠정집계됐다. 최초 계획대로 1500억원 조달에 성공할 경우 비율지표가 174.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3000억원 증액 발행시에는 181%를 기록해 목표 수준을 달성하게 된다.
동양생명으로서는 한 발 앞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ABL생명이 수요예측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발행 성공을 향한 기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BL생명은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2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23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당초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도 세워뒀으나 결국 2000억원으로 발행금액을 확정했다.
ABL생명은 올 2분기 말 기준 킥스비율이 144.5%로 잠정집계돼 작년 말 대비 41.5%p(포인트), 직전 분기 대비 16.1%p가 떨어졌다. 가용자본은 1조4182억원, 요구자본은 9815억원이다. 그러나 2000억원이 더해진다면 비율지표를 164.9%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확충 시급했던 ABL생명…우리금융 잠재 부담도 완화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올들어 자본적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자본확충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ABL생명의 경우는 보험사 자본적정성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킥스비율 150%를 방어하는 데 실패하면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을 일시적으로 준수하지 못하더라도 즉각적인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동양생명이 지급여력제도상 요구자본 압력을 완화하는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ABL생명은 경과조치를 적용 중이다. ABL생명은 올 1분기 말 기준 킥스비율이 160.6%를 기록했으나 경과조치 효과를 덜어낸다면 114.4%에 그친다.
2분기 ABL생명은 경과조치 적용 후의 잠정치가 1분기보다 16.1%p 낮아졌다. 이를 고려할 때 경과조치가 없다면 100% 선을 지켰을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킥스비율 100%는 보험업법에 따라 경영개선활동을 요구받는 적기시정조치의 기준이다. 이를 지키지 못할 시 실체적 불이익이 주어진다는 의미다.
두 보험사가 우리금융으로의 패키지 매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단순히 각 사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수자의 추가 자금지원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BL생명보다 상대적으로 자본구조가 안정적인 동양생명조차 우리금융으로의 매각 뒤 자금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적정성 관리의 급한 불을 끄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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