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자본효율성 낮은 농심, 라면 3사 중 유일한 지수 제외ROE에서 갈린 평가, 지난해 7%대 성장 불구 상대적 하위 평가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30 14:22:3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농심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특히 라면 3대장(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중 농심만이 지수에 포함되지 못하며 배경이 주목된다.농심은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종목 선정방식 대부분에 부합했으나 자본효율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급증 등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이 개선됐지만 업계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며 지수 종목에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ROE' 7%대 개선에도 제외, 업권 대비 저조한 결과 반영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200 등 시장 대표지수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종목을 선정하고 있다. 시가총액, 거래대금, 유동비율 등의 계량요건에 더해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밸류업 공시여부 등 질적요건을 더한 방식이다. 국내 증시 저평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낮은 자본효율성과 주주환원의 개선을 이끌기 위함이다.
농심은 밸류업 지수 요건 중 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등에서는 편입 요건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업 지수 종목 평가 지표를 보면 시장대표성 요건으로 시가총액 상위 400위 이내 종목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농심은 시가총액은 2조290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 134위에 해당해 시장대표성을 충족했다.
수익성면에서는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일 경우 지수에서 제외한다. 농심은 2022년 1160억원, 2023년 17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수익성 평가에도 부합한다. 이에 더해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심은 2020년과 2021년에 주당 4000원을, 2022년과 2023년에는 주당 5000원을 현금배당했다. 배당수익률은 1.2~1.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평가 요건인 '산업군별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 또는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에도 부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의 PBR은 0.85배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식품업계 90개 기업 중 상위 30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이미 지수에 편입된 오뚜기 PBR 0.73배를 상회하고 있다.
농심은 위 네가지 요건은 모두 통과한 셈인데 마지막 자본효율성 요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 보면 농심은 2021년부터 꾸준히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매출액은 2021년 2조6630억원에서 2023년 3조4100억원으로 2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61억원에서 2121억원으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996억원에서 1715억원으로 72% 늘어났다.
이에 ROE도 2021년 4.73%, 2022년 5.17%, 2023년 7.26% 등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밸류업 지수는 자본효율성 스크리닝에 산업군별 상대 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농심의 자본효율성이 개선되는 추세더라도 업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치가 낮다면 지수에 편입될 수 없는 셈이다.
농심의 ROE 수준은 식품업권 종목들 중 지수에 포함되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업권 지수 편입 종목의 ROE를 살펴보면 삼양식품(24.81%), 오리온(13.91%), 동서(9.23%), 오뚜기(8.55%) 등으로 농심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은 곳들로 채워졌다.
◇자본효율성 제고 관건, 수익성 개선…하반기 해외수출 확대 기대
농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매출 확대가 선행되야한다는 분석이다. 라면산업의 특성상 국내 매출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라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 시장은 개척할 곳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고 가격정책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어 수익성 개선이 용이하다. 또한 대표 상품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는 만큼 규모의 경제 등을 통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실제 매출 규모에서 농심이 삼양식품을 앞서고 있음에도 자본효율성에서 급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2023년 기준 삼양식품의 매출액 중 수출과 내수는 각각 7930억원, 3290억원으로 나타나 수출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반대로 농심은 전체 매출 3조4100억원 중 내수가 2조1591억원, 해외매출 1조2515억원으로 집계돼 내수 비중이 크다.
농심도 해외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프랑스 유통업체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신라면을 입점시켰으며 멕시코에 영업지점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북중미 시장을 넘어 남미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 보인다.
해외수출 확대를 위한 생산설비도 건설할 예정이다. 신공장은 기존 부산 녹산 공장 옆 유휴부지에 약 1만5500평 규모로 건설된다.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이후 농심의 연간 수출 생산능력은 기존 5억개에서 10억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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