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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④로봇·양자 등 실제 업무환경 협업 사례 구축, 스타트업 펀드 공동투자 맞손

이민우 기자공개 2024-10-04 13:19:51

[편집자주]

SKT와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빅블러(Big Blur) 시대 최전선에 있다. 희미한 산업 경계 속 선택한 전략은 홀로서기보다 우군 확보다. 첫 손에 꼽은 동반자는 금융사다. 양측은 서로의 위기와 시장 변화에 공감대가 있다. 생성형 AI 등 첨단 ICT를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거나 기존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분 교환, 사업적 결합을 바탕으로 고객 공유와 서비스 공급, 기술 발굴 등 공동 생존 모색이 한창이다. 교집합 확대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선 통신·금융사의 연결고리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와 신한금융은 혈맹 이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지분 교환 동맹을 맺은 이후부터는 실제 사업 상 협업 사례 구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기대와 달리 고전한 분야도 있지만 로봇과 AI, 양자 등 디지털 전환(DX) 인프라에선 명확한 시너지 성과를 만들었다.

향후 양측의 미래 신사업 경쟁력에 큰 자양분이 될 국내외 투자에서도 협력이 두드러진다. AI 반도체 팹리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공동으로 이뤄졌다. 신한금융에서 조성한 일본 시장 겨냥 펀드에 KT가 출자하기도 하며 유망 기술 발굴, 스타트업 육성에서 접점을 늘렸다.

◇디지털 전환 수요 높은 신한금융, KT 인프라 구축 파트너 역할 매진

KT와 신한금융은 동맹 과정에서 목표한 디지털 협력 방안을 구체화시키는 중이다. 당초 동맹 당시 주된 시너지 분야로 점쳐졌던 영역 중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은 사업 자체 모호성이나 업계 전반의 침체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신 로봇이나 양자 등에선 실제 사업 인프라에서 유의미한 협업 사례를 만들고 있다.

특히 로봇, AI를 포함한 디지털 인프라는 KT와 신한은행의 파트너십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다. 현재 개발 중인 AI모델, 금융권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 등 여러 기술을 접목이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최근 금융 상품 소개, 상담 등 대면 업무 트렌드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감소하는 점포, 상담 인력을 로봇과 AI 기술로 대체 중이다.

신한금융은 금융권 중에서도 AI와 로봇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미 2022년부터 AI를 접목한 점포를 운영해왔으며 같은 해 참가한 CES 2022에서 AI 뱅커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런 국면에서 자체 개발한 ‘믿음’ 등을 비롯해 스타트업 투자 등 AI 기술 내재화에 집중한 KT와의 협력은 기술 고도화·비용 절감에서 큰 시너지를 낸다.


KT가 보유한 국내 IPTV 점유율 1위 사업자 위치도 신한금융과 파트너십에서 내세울 수 있는 큰 장점이다. IPTV에 디지털 금융을 접목하면 금융 고객에게 일종의 ‘가정 내 스마트 점포’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기가지니 신한홈뱅크 서비스가 출시됐던 배경이다. 이 밖에도 KT는 신한은행의 전자화작업장 구축을 도맡는 등 신한금융의 AX, DX 전환에 적극 협력 중이다.

KT가 다른 통신3사와 경쟁하는 양자 분야도 신한금융과의 협력분야다. 올해 초 KT는 신한은행에 양자 키 분배(QKD)와 양자 내성 암호(PQC)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양자 보안망을 설치·검증했다. 은행, 증권 등 금융권은 향후 양자 컴퓨팅 시대로 인한 해킹 위협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다. 신한금융은 이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KT을 파트너로 둔 셈이다.

◇공동 투자에도 속도, AI반도체·일본 시장 등 상호 출자

KT와 신한금융이 디지털 협업 전략에서 구체화한 또 다른 분야는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다. 앞서 양 측은 2022년 지분 맞교환 당시 전략적 투자(SI) 펀드 공동 조성 등 유망 기술, 사업 경쟁력을 보유한 벤처, 스타트업을 함께 육성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신한금융은 KT에서 투자한 리벨리온에 올해 초 자금을 댔다. 신한벤처투자가 시리즈B에 SI로 합류헀다. 리벨리온은 KT에서 총 10% 이상 지분을 가진 AI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다.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을 가져 KT AI 전략에도 중요한 스타트업인데 신한금융에서 지원사격을 한 셈이 됐다.

양 측은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SI 펀드에서도 관계를 맺고 있다. KT가 신한벤처투자에서 일본 VC 글로벌브레인과 조성한 공동펀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조성된 ‘신한-GB 퓨처플로우 펀드’에 상반기 기준 14.54% 지분을 가지고 있다. 투자 규모는 아직 7억원이지만 펀드 규모 확대에 비례해 KT 출자금도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GB 퓨처플로우 펀드는 일본 시장 내 유망 벤처, 스타트업에 대한 시드 투자 외에도 한국 국적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이나 협력도 지원하는 성격을 가진다. KT는 신한금융 특유의 일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과의 연결성 강화는 물론 눈여겨본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까지 가능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최근 DX 수요가 넘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진출이 지난 1년간 활발했고 현재도 타진하는 기업이 많다”며 “KT 입장에선 신한금융을 통해 안정적인 현지투자와 간접적인 시장 개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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