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신도리코, 참여·경영성과 '준수' 구성·평가 체계 '취약'이익·재무건전성 지표 견조, 소위원회·다양성 부족
이민우 기자공개 2024-12-18 10:18:0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09: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도리코는 사무용 기기와 관련 소모품을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1960년 설립돼 64년간 국내 및 해외 시장에 복합기, 프린터를 주력으로 공급해왔다. 최근엔 시스템 비즈니스로도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2024년 이사회 평가에선 출석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을 기반으로 참여도, 경영성과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오너 이사회 의장, 이사회 평가 시스템 미비 등으로 인해 구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영역에선 1점대 낮은 평균 점수에 그쳤다.
◇높은 출석률·감사 교육 횟수 만점, 영업익성장률 기저 효과 커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신도리코는 255점 만점에 121점을 받았다.
신도리코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참여도다. 40점 만점에서 총 27점을 받아 평균 3.4점을 기록했다. 이사진 출석률과 더불어 이사회 개최 시 안건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성원에 사전 통보하는 점, 감사위원회 지원조직 및 별도 교육과정을 구축한 점에서 준수한 평가를 획득했다.
공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신도리코 이사진의 평균 출석률은 94%로 나타나 만점을 받았다. 안건통지의 경우도 이사회 개최 시 평균적으로 일주일 전에 구성원에게 이를 안내한 것으로 확인돼 만점에 해당했다.
신도리코 감사위원회 교육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연 5회 이뤄졌다. 이중 2개 교육은 같은 날 이뤄졌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연 4~5회 교육을 실시한 셈으로 만점 기준에 해당한다. 지원조직은 2인, 근속연수 19년으로 구성된 내부회계팀에서 담당 중이다.
참여도 다음으로 높은 점수 영역은 경영성과다. 55점 만점에서 총 35점, 평균 3.2점을 획득했다. 높은 영업이익성장률, 총자산이익률과 함께 낮은 부채비율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보인 게 주효했다.
지난해 기준 신도리코의 영업이익성장률은 1246.55%에 달한다. 다만 이는 2022년 당시 기록한 영업손실로 인한 기저 효과가 컸다. ROA는 5.19%로 KRX 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인 3.76%를 크게 상회해 최상위권에 해당했다.
◇오너 우석형 회장, 이사회 의장 겸임…평가 시스템 미비
신도리코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구성이다. 총점 45점 중 14점, 평균 1.6점에 그쳤다. 이사회 7인 구성으로 3점을 획득한 이사회 규모 항목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평가에선 1~2점에 그쳤다.
신도리코 이사회는 오너인 우석형 회장을 의장으로 뒀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도 감사위원회 1개뿐이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운영하지 않는다. 이사 경력, 전문성을 공개·관리할 보드 스킬스 매트릭스(BSM)도 없다. 다양성도 한국 국적, 남성 단일로 사외이사 측 타기업 근무경험만 충족한다.
평가개선프로세스도 35점 만점에 총 8점, 평균 1.7점으로 구성 부문과 비슷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도리코는 한국ESG 기준원에서 D등급 평가를 받아 획득한 2점, 이사회 구성원 사회적 물의 여부로 받은 5점을 제외하면 나머지에선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이는 신도리코가 사외이사 개별 평가, 이사회 활동 관련 내외부 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가 결과에 기초한 재선임, 개선안 마련 같은 관련 항목에서도 저조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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