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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 평가값·개선안 강구 '모호'[평가개선프로세스]⑦결과 데이터 미공개…외부 전문기관 없이 이사 자체 성과 판단

김소라 기자공개 2024-10-11 07:10:3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7: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 평가 반영 및 개선 프로세스 측면에서 양호한 수준으로 확인된다.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경영 기여도 등 성과 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이를 후속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등 일련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사외이사의 고착화를 방지하고 동시에 만연한 경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된 그림이다.

다만 전체 지표들에 견주어 봤을 때 득점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겉으로 볼 때 관련 활동이 양호한 편이나 좀더 실질적인 부분에서의 노력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탓이다. 과반 이상의 문항에서 만점을 획득했지만 일부분 미흡한 점수가 잡히면서 전체 평균치를 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는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를 준거로 평가한 결과 총점 255점 가운데 209점을 획득했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3개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대비 높은 점수다.

◇사외이사 평가 점수 외부 공유 안해…득점률 '80%'

평가 개선 프로세스는 기업의 핵심 경영 의사 결정 조직인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 및 보완 노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지표다. 이사회 활동이 형식적인데 그치진 않는지 실제 경영 과정에서 핵심 거버넌스 기구로 원활히 활동하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한국ESG기준원 등 기업 지배구조 전문 평가 기관에서도 경영 성과 제고를 위해 각 보드멤버의 활동과 역할을 평가하는 지표를 기업 자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THE CFO 자체 분석 툴에 기초한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 80%의 득점률을 기록했다. 총 7문항으로 구성된 35점 만점의 카테고리에서 28점을 획득했다. 이는 동 평가 부문만 단일하게 볼 경우 양호한 수준이지만 나머지 공통지표와 복합적으로 고려할 땐 다소 아쉬운 점수다. 이사회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등이 90%에 근접한 우수 점수를 획득한 반면 평가 개선 프로세스는 평균 이상 수준 득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평가 문항 가운데 최하점이 있었던 것이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이사회 평가 결과를 사업보고서 혹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에게 공개하는지 묻는 문항이다. 내부적으로 각 보드멤버를 대상으로 경영 활동 기여도 등을 평가한 데이터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도 밝히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THE CFO는 이사회 및 위원회 활동에 관한 평가 점수를 공개한 기업에 대해 5점 만점을 부여했고 관련 내용을 별도 기재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1점을 매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ESG보고서 등을 통해 이사회 제반 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멤버 각각과 위원회 운영에 관한 성과 평가를 두루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동 항목에 대해 THE CFO는 1점을 부여했다.

◇"결괏값 이사 재선임 검토 시 활용"…보완점 강구 노력은 불투명

평가 주체가 한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만 실시하고 있다. 개별 이사들이 이사회와 위원회 운영 성과를 스스로 평가하는 식이다. 별도 외부 평가나 이사 간 상호 평가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평가 프로세스가 다소 제한적인 부분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기본 이사회 평가 시스템은 비교적 잘 구축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각각에 대한 개별 평가와 이를 기초로 한 후속 피드백 등 일련의 절차가 마련돼 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이사회 사무국과 위원회 유관 부서 의견도 복합적으로 청취하고 있다. 이러한 결괏값은 추후 동 사외이사 재선임 시 참고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 보수 책정에 이 평가 자료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개선안 강구 흔적을 찾기 어려웠던 점은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사회 평가 자료를 기초로 경영 합의 시스템을 보다 선진화하기 위한 후속 활동들이 진행됐는지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공개한 ESG보고서에서 "이사회 평가 결과를 통해 실효성 있는 이사회 운영을 위한 개선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간략히 입장을 밝혔다. THE CFO는 외부에서 파악 가능한 구체적인 개선 노력들이 부재했던 점을 고려해 관련 평가 문항에 대해 평균 수준의 점수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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