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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메모리 가격 하락, 모건의 경고 '현실화 vs 기우' 'HBM은 다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강행

김도현 기자공개 2024-10-04 07:18:1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살아난 메모리 시장에 묘힌 분위기가 감지된다. 공급 과잉 우려가 이어지면서다. 전방 수요 대비 한국, 미국,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캐파)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투자를 지속하면서 세간의 우려를 정면돌파하고 있다. 과거와 다른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어도 우상향하는 흐름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2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9월 가격은 각각 1.70달러, 4.34달러다. 전월 대비 17.07%, 11.44% 낮아진 것으로 낙폭이 작지 않았다.

*출처 : D램익스체인지

D램의 경우 올 8월 1년 만에 가격이 떨어진바 있다. 2.38% 감소하면서 큰 변동은 없었지만 이번에 대폭 하락으로 1달러대로 뒷걸음질했다.

낸드는 작년 4월 이후 첫 하락이다. 낙폭이 집계 이후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D램과 낸드 단가가 내림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적인 IT 기기 수요 반등이 약해 D램 등을 추가로 구매하지 않고 재고를 소진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달 모건스탠리의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재조명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추후 메모리 업황을 부정적으로 진단한 바 있다. 특히 HBM 선두주자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이례적인 평가를 남기면서 화제가 됐다.

보고서 전후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 매수하면서 논란을 일으켰고 맥을 잘못 짚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메모리 가격이 낮아지면서 모건스탠리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반도체 업계에서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범용제품 가격은 충분히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는데다 최근 상승세는 모바일이 아닌 AI 서버에서 비롯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협력사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PC 등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겠지만 메모리 산업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AI가 아직 건재한 만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핵심 품목으로 떠오른 HBM이 그동안 메모리 사이클과는 다른 식으로 움직이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과거에는 빅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대략적인 시장 재고를 파악한 뒤 메모리를 대량 생산해놓으면 이를 서버 운영사, PC 제조사 등이 사가는 형태였다.

이와 달리 HBM 등은 고객맞춤형(커스텀)으로 변화하면서 '선주문, 후양산'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보장된 물량의 D램과 낸드를 만들기 때문에 수요 조사 실패 가능성이 작아지는 셈이다.

안팎의 엇갈린 반응에도 삼성전자가 평택, SK하이닉스가 청주와 용인 등에 신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확실한 고객이 존재하는 데 따른 자신감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말 12단 5세대 HBM(HBM3E) 양산에 돌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HBM 제조사들은 연이어 올해와 내년 물량이 완판됐다고 강조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긍정적인 지표는 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메모리 수출은 87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0.7% 증가했다. '아직 메모리 겨울은 오지 않았다'는 명제를 증명해주는 수치다.

경쟁사 대비 다소 일찍 실적을 공개하면서 '메모리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최근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점도 플러스 요소다. 이달 올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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