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KT, 통신 3사 '모범생'…'경영성과' 제외 고른 육각형[총평]①10인 이사회, 사외이사 비율 80%…소위원회 6개 '탄탄'
이기정 기자공개 2024-10-15 08:49:1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3: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통신업계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다.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는 30위권으로 통신업과 더불어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재계 순위 20위권의 대기업 집단으로 현재 49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이사회 구성 및 운영방식은 여느 시총 상위권 상장사 못지 않게 우수한 편이다. 공익성이 요구되는 통신업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성과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이사회 평가 결과 고른 육각형을 형성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연간 25회 이사회 개최…이사 출석률 90% 육박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KT는 255점 만점에 193점을 받았다. 이는 통신 3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평가에서 각각 192점, 163점을 받았다.
우선 이사회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41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6점을 얻었다. 이사회 총원의 70%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고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추가로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을 운영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사의 수는 총 10명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내이사 2명, 나머지는 모두 사외이사다. 성비는 남성이 9명, 여성이 1명이다. 구성원들은 모두 50세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자체적으로 감사실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변호사 출신의 전무급 임원을 수장으로 두고 있다.
이사회 '참여도' 항목에서는 40점 만점에 37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6점을 받았다. 지난해 정기 및 임시 이사회를 총 25회 개최해 기준치인 12회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에도 5월말까지 총 7번의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평가 및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6개다. 이중 기타위원회인 지배구조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회의를 지난해 총 17회 열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 평균은 약 89%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정기 임시회가 92%, 임시위원회가 87%를 나타냈다. 이사회 안건 평균 통지·개최간 기간은 5일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있다. 이사들에 대한 교육은 연간 5회 이상 진행되고 있으며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조직을 두고 연 3회 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사 평가 다소 미흡…배당수익률 5.7%, 평균치 3배 상회
이사회 '견제 기능'은 완벽하다. 만점을 받았다. 외부에서 이사 추천을 받고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연간 12회 이상 열고 있다. 이외에도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내부거래 통제 △보수 책정 △감사위원회 운영 등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KT는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도 만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전자공시와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또 주주환원정책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지배구조핵심지표의 경우 15개 항목에서 14개 항목을 지켜 준수율 93.3%를 기록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35점 만점에 25점, 평점 5점 만점에 3.6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ESG 활동과 사외이사 개별 평가, 이사회 평가결과 공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사회 활동 외부평가가 없고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 재선임 지표로 활용하지 않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경영성과'는 사실상 최저점이다. △주가순자산비율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이익률 △부채비율 △순차입금 △이자보상배율 등 11개 지표에서 배당수익률을 제외하고 모두 최저점을 기록했다. 점수는 55점 만점에 11점으로, 평점 5점 만점에 1.4점을 기록했다. 다만 배당수익률은 5.7%로 KRX300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치인 1.42%를 3배 이상 훌쩍 넘겼다.
KT의 경영성과가 저조한 배경은 성장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본업 특성 때문이다. 통신업은 꾸준한 영업수익 창출이 가능하지만 이미 국내 시장의 조성이 마무리 돼 성장이 어려운 환경이다. 실제 이같은 이유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경영성과 항목에서 각각 5점 만점에 2.1점, 1.5점을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업종 특성상 보유 현금이 많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배당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본업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신산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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