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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복현 금감원장 "과열된 장외경쟁"...이례적 경고 파장은금감원 조사2국 조사 시작…시세조종 등 혐의 발견시 형사처벌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08 17:33:4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과열양상으로 흐르자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들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측의 장외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공정 및 불법 요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양측의 공개매수 과정과 시세조종, 부정거래행위, 시장질서 교란해위 등 여부를 집중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를 근거로 불법이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과 과징금부과 등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에서 MBK연합과 고려아연 어느 쪽이 이기던 향후 사법리스크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8일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현안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사태를 관망하던 금융 당국이 본격적으로 고려아연 사태에 목소리를 높이며 시장 안정화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원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과열양상으로 흐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서는 엄정한 관리·감독과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이번 이 원장의 작심 발언에 대해 금감원 한 고위 관계자는 “과열양상이다 보니 조금 눌러주는 효과를 내려는 차원에서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MBK 연합과 고려아연 양측 모두에 유불리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양측 모두를 동시에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이 원장은 “‘공시 이전에 공개매수가 보다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든지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는 등의 풍문 유포 행위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가 보다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내용은 MBK연합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에 대해 비판한 내용에 근거해 조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됐다’는 내용은 최 회장이 MBK연합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을 근거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이다.

또 이 원장은 또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의 강한 대응은 곧바로 실행됐다. 이날 금감원 조사2국은 본격적으로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한 시세조종, 부정거래행위, 시장질서 교란해위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2국은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산하 공시조사 부원장보 산하 조직으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공매도 등) 조사 및 조치, 사후관리를 전담한다.

공시조사 내 조사국은 총 1~3국 체계다. 이 중 조사2국은 신임 이승우 공시조사 부원장보가 직전까지 부서장으로 이끌던 조직이다. 이 부원장보가 직접 조직을 지휘하며 조사에 나설수 있는만큼 이번 조사가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이 개별 기업 사안에 깊숙히 대응하면서 이번 조사의 강도가 높은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이 원장은 MBK연합과 고려아연 양측이 장외에서 상호간 강도높은 비판을 벌이며 자본시장 혼란을 야기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교란행위와 시세조종 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MBK와 고려아연 양쪽 모두 공개매수 과정에서 ‘나의 공개매수는 성공하고, 상대의 공개매수는 실패하도록’ 장외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 현재 과열양상”이라며 “장외에서 설전을 벌이고 나의 좋은점, 상대의 나쁜점을 유포하며 주주들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개매수 신고서대로 경쟁하는 것과 별개로 고소와 고발과 가처분 신청 등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주가는 영향을 받아왔다”며 “이런 과정에서 투자자 중 누군가는 이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장내에서의 주식 매매 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외 장외에서의 시세조종 등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료요청과 문답조사 등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조사 결과 양측간 주장했던 내용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허위주장이 있었다면 상대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지 면밀히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이 강도 높은 조사를 시작한 가운데 MBK연합과 고려아연 측의 장외 경쟁은 여전히 달아오르고 있다. 양측 모두 공개매수가를 똑같이 맞추고 최소 매수 수량 조건도 없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공개매수가 끝난 뒤에도 MBK연합과 고려아연 양측 모두 사법리스크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호 비방이 격해지면서 명확한 근거 없는 비판이 쏟아졌던 만큼 이런 이슈들을 금감원이 어떻게 평가할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다투고 자본시정법상 어떤 법규에 저촉되는지를 검토해 형사처벌과 과징금부과 등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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