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위기 딛고 20년간 매출 57배 성장, 뿌리내린 R&D 의지①윤성태 회장, 부친 세운 광명약품 '7000억대' 그룹으로 확장, 신약까지 겨냥
정새임 기자공개 2024-10-16 11:18:18
[편집자주]
광명약품이 휴온스로 재탄생 할 때 단지 사명만 바뀐게 아니다. 차별화와 혁신에서 살 길을 찾은 휴온스는 토탈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공격적인 M&A와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했다. 건강기능식품, 에스테틱부터 의료기기, 웰푸드까지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 상황에서 미래성장의 핵심을 'R&D'에서 찾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각 계열사에 뿌리내린 R&D 역량을 보면 휴온스그룹의 미래 비전을 가늠할 수 있다. 더벨은 휴온스그룹의 R&D 경쟁력을 분석해 휴온스그룹이 제시하는 성장 로드맵을 따라가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매출 20억원 작은 제약사가 연매출 7000억원대 제약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휴온스그룹은 지난 40년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부친의 회사를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아들의 집념이 '제2 창업'으로 이어졌다. 차별화에서 살길을 찾는다는 일념이 지금의 휴온스를 만들었다.어느덧 핵심 계열사 8곳을 중심으로 어엿한 그룹으로 성장한 휴온스그룹. 겉으로 보면 중구난방으로 돈 될 만한 사업은 가리지 않고 뛰어든 모습이지만 휴온스글로벌이라는 기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연구개발(R&D) 가지가 뻗어나가고 있다. 혁신에 대한 오너2세의 갈망이 다양한 R&D로 발현되고 있다.
◇쓰러지는 부친 기업 살려낸 오너2세, 차별화로 위기 모면
휴온스그룹의 전신은 광명약품으로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故) 윤명용 회장이 설립했다. 윤명용 회장은 1965년 광명약품을 세운 뒤 1979년 치과용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주사 국산화에 성공하며 입지를 다져나갔다. 리도카인은 지금도 휴온스그룹의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휴온스그룹에서 광명약품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건 창업주가 기업의 번성을 이루고 오너2세가 유지를 이어가는 일반적인 제약업계 성공스토리에서 조금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윤성태 회장이 광명약품 입사한 1992년 당시 연매출은 2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가 대표이사에 오른 1997년에는 부도 위기에 처했다. 과도한 투자로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부친의 갑작스러운 타계 후 공장 화재, IMF 위기가 연달아 닥쳤다. 문 닫기 일보 직전이던 광명약품을 윤성태 회장이 악착같이 살려냈다.
그는 주사제 용기를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면서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2000년 출시된 플라스틱 주사제는 국내 주사제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후엔 말기 암 환자의 면역력 향상에 고용량 비타민C 주사제가 많이 쓰인다는 점을 캐치해 '메리트씨'를 출시하고 성장 가도를 달렸다.
윤성태 회장이 경영 전면에 서며 매출 20억원 규모의 회사가 2003년 133억원, 2005년 386억원으로 성장했다. 의약품 시장에서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빠르게 캐치하고 발빠르게 제품을 내놓는 전략이 주효했다. 윤성태 회장이 사실상 '제2의 창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사명을 휴온스로 변경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기준 휴온스그룹의 매출 규모는 7584억원으로 2003년 사명 변경 후 20년만에 57배 성장을 일궜다.
윤성태 회장은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한국IBM에서 근무하는 등 제약업과 무관한 길을 걸었기에 업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다. 시장이 필요로 하고 사업성이 있으면 품목을 가리지 않는다. 비급여 웰빙의약품, 의료기기, 고기능성 화장품, 에스테틱, 개량신약 등 매출 구조가 광범위하한 품목으로 이뤄진 배경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경영에 보수적인 제약업계 특성과 달리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해왔다는 점도 특징이다. 휴온스를 그룹사로 만들고 토탈헬스케어로 만들기 위해 전방위적인 M&A에 나섰다. 화장품 부자재 기업 인수, 엠아이텍 체외충격파 쇄석기 사업부문 인수부터 밀키트 제조업체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5개 계열사에 뿌리내린 R&D, 방향성은 '토탈 헬스케어'
휴온스그룹은 토탈헬스케어 그룹으로의 성장을 내걸었지만 그 중심엔 'R&D'가 있다. 부도 위기의 기업을 차별화로 살려낸 경험을 겪은 윤성태 회장이기에 '카피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제품'으로 혁신을 꾀하는 전략은 당연한 수순이다.
R&D에 대한 의지는 휴온스그룹 계열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을 중심으로 계열사 휴온스, 휴메딕스, 휴온스바이오파마, 휴온스랩 등에서 R&D가 진행된다. 안구건조증 신약과 보툴리눔 톡신, 필러, 관절염 치료제, 비만약 등 광범위한 R&D를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모달리티와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초연구기업도 별도로 뒀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휴온스그룹의 새 먹거리가 될 신약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다.
물론 과감한 도전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한 그에게도 신약 개발은 높은 벽이다. 휴온스가 자리잡은 2010년께부터 천연물 신약 개발 등 도전을 이어왔지만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은 없다. 안구건조증 신약도 험난한 개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신약 개발을 이어올 수 있는 건 그룹 외형을 키우며 착실히 현금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3000억원 남짓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은 휴온스그룹이 R&D에 몰두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휴온스를 중심으로 개량신약 및 안구건조증 신약을 개발 중이며 보툴리눔 톡신을 개발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휴온스랩 등 여러 계열사에서 R&D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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