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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하는 두산모트롤, 사업 결합 '키맨' 권영민 사장 두산밥캣과 제조·판매망 공유 가능…스캇 박 부회장과 호흡 맞춰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16 11:34:2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인수한 유압부품 전문 제조기업 모트롤이 '두산모트롤'로 다시 출범한다. 3년 만에 떠나보낸 사명까지 되찾아 새롭게 시작하는 셈이다.

이번 변화는 조직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의미가 깊다. 두산모트롤은 독립 경영을 이어가며 권영민 대표이사 사장이 리더 자리를 계속 맡을 예정이다. 그는 두산모트롤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갈 때 두산밥캣 전무로 신임 대표를 맡아 어려운 시기를 버텨낸 인물이다. 고향으로 돌아와 재도약과 성장을 이룰 새 과제를 안고 나선다.

◇재출범 공표…두산밥캣의 대규모 현금 큰 역할

두산밥캣은 지난 14일 스캇 박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모트롤의 창원 본사와 생산공장을 점검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리고 200여명의 사무직·생산직 임직원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모트롤이 두산모트롤로 사명을 바꾸고 재출범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유압기기를 제조 및 판매하는 두산모트롤은 지난 1974년 설립됐다. 두산그룹에 인수된 건 2008년이다. 당시 ㈜두산이 두산모트롤 지분 52.9%를 1040억원에 매입했다. 2010년 흡수합병 절차를 통해 모트롤BG라는 ㈜두산의 한 사업부로 편입시켰다.

하지만 경영난에 빠진 두산그룹은 채권단의 자구안 압박에 몰렸고 2020년 모트롤BG를 분할해 두산모트롤을 출범, 바로 시장에 내놨다. 이듬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소시어스 프라이빗에쿼티(PE)-웰투시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4530억원에 사들였다.

이런 두산모트롤을 두산밥캣은 올해 중순 방산 부문 분리 후 유압기기 부문만 남은 상태에서 2460억원에 다시 사들였다. 그룹이 떠나보낸 회사를 3년 만에 되찾은 셈이다.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가운데 두산밥캣의 대규모 현금 동원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

두산모트롤은 작년 12월 1일 분할돼 연실적을 알 수 없다. 다만 그달 매출 209억원에 영업손실 6억원을 올렸다. 이 기간 방산 부문은 1809억원 매출과 160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적자 회사를 다시 사들인 데서 재건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산그룹에 2000년 입사…밥캣향 납품 비중 점차 늘릴 듯

물론 기대되는 시너지 지점은 있다. 두산밥캣은 건설,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소형 장비를 만든다. 두산모트롤의 유압기는 밀폐된 공간의 기름을 피스톤으로 눌러 발생한 압력을 전달하는 장치로 굴착기와 크레인 같은 산업 기계에 사용된다.

이론적으로 제조·판매망 공유도 가능하다. 다만 이를 위해선 협업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두산밥캣도 출범 보도자료에서 “두산밥캣의 자회사로서 글로벌 업체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외형 확장을 위한 시너지를 함께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합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만큼 두산모트롤 수장은 권영민 대표이사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그는 두산모트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두산밥캣 전무 시절 모트롤이 사모펀드에 넘어간 2021년 신임 대표로 부임해 지금까지 회사를 지켰다.

두산밥캣 스캇 박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경영진이 두산모트롤 권영민 사장(오른쪽 첫 번째)와 함께 유압부품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 두산밥캣

두산그룹에도 2000년에 입사해 '두산맨'이라고도 할 수 있다. 권 사장은 1968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식품공학을 졸업해 그간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총괄, 글로벌서비스 총괄, 두산밥캣 글로벌 전략 담당 등을 지냈을 만큼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두산밥캣 재직 시절 스캇 박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호흡을 맞춰온 경험도 있다. 권 사장은 두산밥캣향 부품 납품 비중을 점차 늘리며 협력 효과를 키워갈 전망이다. 업계는 굴삭기 등 기존 장비 외에도 로더 등으로 제품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모트롤은 매출처 다변화를, 두산밥캣은 원재료 수급처 다변화를 통해 생산과 공급의 안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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