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MBK·영풍,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제동 실패…장기전 가나 주주총회 표대결 불가피, 고려아연 부채비율 증가 등 '불안요소'

이영호 기자공개 2024-10-22 09:20:2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2: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이 또 다시 기각됐다.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제동이 무산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더 커졌다. 또 고려아연 부채비율 증가가 초래할 후폭풍도 향후 불안요소로 남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21일 영풍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고려아연이 이달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하자 영풍은 배임 행위를 이유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단기간에 종식되긴 어려워질 전망이다.

앞서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동안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달 2일 기각됐다. 1차 가처분 당시에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기각 결정을 내렸던 만큼, 2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MBK·영풍 연합은 자사주 매입 재원이 결국 회사 부담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집중 공략했다. 최 회장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논리였지만 결국 통하지 않았다.

이로써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절차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약 362만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총 취득 예정 금액은 3조2245억원에 달한다. 이는 발행주식총수 17.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고려아연은 당초 83만원이던 공개매수가를 89만원으로 올릴 정도로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 회장으로선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제 최 회장은 어떻게든 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는 당장 의결권에는 영향력을 끼칠 수 없지만 제3자에 넘어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상 내년 4월부터는 고려아연 자사주 매각이 가능하다. 최 회장 측이 백기사에 자사주를 매각한다면 분쟁은 새 국면으로 전환된다. 금번 판결이 분쟁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은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내포한다. MBK·영풍 연합은 자사주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부채비율이 2030년 240%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고려아연은 6년 후 부채비율이 20%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향후 부채비율 전망은 엇갈리나 고려아연이 조 단위 자금을 사업이 아닌 경영권 분쟁에 투입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무리한 자금 투입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된 점은 양측 모두에 '마이너스'라는 분석이다.

MBK·영풍 연합은 추후 본안소송을 통해 최 회장 측과 법리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자체를 법정 다툼으로 저지하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MBK·영풍 연합은 "본 가처분 결정이 향후 국내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에 얼마나 중대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법원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며 "자사주 공개매수가 차입금 2조7000억원으로 이뤄지는 만큼 회사 재무구조가 훼손되고 남은 주주들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