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솔리다임 퇴진, 후속 인사에 쏠리는 눈 노종원 대표·안현 부사장 거취 거론, 'HBM 성과' 곽노정 체제 강화 전망도
김경태 기자공개 2024-10-30 07:38:0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호 SK그룹 부회장(사진)이 솔리다임(Solidigm)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SK하이닉스의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부회장의 완전한 퇴진과 더불어 다른 경영진들의 향방이 관전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솔리다임의 경우 작년 노종원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번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경영진이 솔리다임을 이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고대역폭메모리(HBM) 에서 성과를 거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정호 부회장, 완전한 퇴진 임박? 명확해진 2선 후퇴
SK그룹은 작년 12월 7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그룹 부회장 4명의 일선 후퇴를 발표했다. 박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당시 인사로 SK하이닉스는 곽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이 완전히 SK그룹과 이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미등기임원으로 직위를 유지했다.
또 자회사 솔리다임에서 기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는데 당시 인사 후로도 등기임원직은 지속 유지했다. 그러다 최근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2선 후퇴가 보다 명확해지게 됐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주도한 경영진이다. 옛 인텔 낸드사업부인 솔리다임 인수 역시 그가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시기에 추진한 M&A다.
정작 솔리다임은 SK그룹이 인수 직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솔리다임 M&A가 적정했는지에 대해 SK그룹 안팎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무려 90억달러에 인수한 솔리다임은 2022년 3조3257억원, 2023년 4조344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탓에 재무건전성도 약화됐다. 솔리다임의 올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06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에 솔리다임 인수 대금의 초대형 청구서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3월 솔리다임 인수 잔금 22억35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최근 환율을 고려하면 한화 약 3조원 규모다.
◇솔리다임 M&A 주역 향방·곽노정 체제 강화 주목
이런 가운데 박 부회장의 거취 변화가 이뤄지자 SK그룹 안팎에선 그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온 경영진들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경영진이 현재 솔리다임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 노종원 사장이다. 그는 작년 5월 데이비드 딕슨(David M. Dixon)과 솔리다임의 공동 대표로 선임됐다. 박 부회장이 등기임원에서 퇴진하면서 솔리다임의 대표이사도 다시 한번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에서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안현 솔루션개발 담당 부사장이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사내이사다. 솔리다임의 등기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어 이미 경영 현황에 대해 밝은 인물이다. 또 미국법인(SK hynix memory solutions America Inc.)과 대만법인(SK hynix memory solutions Taiwan Ltd)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다만 솔리다임의 경영 현황이 나아진 만큼 노 사장의 임기도 더 유지될 것이란 반대 전망도 있다. 올 들어 낸드 업황 개선으로 솔리다임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올 2분기 매출은 2조1261억원으로 올 1분기보다 14.9%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78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솔리다임을 떠나 SK그룹의 대대적인 리밸런싱 추진에 맞춰 SK하이닉스 인사가 대폭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받는 이슈다. SK그룹은 일부 계열사의 임원 인사를 앞당겨 최근 실시했다. 이달 24일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신임 사장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등 다른 계열사들의 인사는 12월 첫째 주께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 성과를 치하하는 동시에 전임 경영진 라인들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업계에선 이번 임원 인사에서 곽노정 사장(사진) 체제를 더욱 견고히 다지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곽 사장은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 사내이사로 선임됐는데 이번 인사에서 유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곽 사장과 함께 HBM 선두 지위를 만드는 데 기여한 임원들의 약진이 전망되는 가운데 송현종 사장의 입지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송 사장은 올 6월 24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CEO 산하 지원 조직으로 ‘코퍼레이트센터’(Corporate Center) 담당으로 전격 발령받았다. 이번 인사 구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란 말도 들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수익 확대 나선 메가존, 해외 시장 돌파구
- [i-point]서진시스템, 910억 해외 ESS 수주
- [i-point]‘오징어게임2’ 공개,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대표주' 부각
- [i-point]대동, CES 2025서 AI 미래농업 청사진 공개
- [2024 이사회 평가]백산, 경영성과 '양호' 거버넌스는 '흔들'
- [2024 이사회 평가]BGF, 이사회 100점 만점 중 55점 '구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참여도 돋보이는 효성화학…중국산 공습에 실적 타격
- [2024 이사회 평가]이연제약, 유독 '부진한'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활동성 우수' KT스카이라이프, 평가체계·실적 '발목'
- [2024 이사회 평가]LG헬로비전, 균형 잡힌 이사회 '약점'은 경영성과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칩워(Chip War)는 끝나지 않았다
- [LG전자 인도법인 IPO]'화려한 복귀' 송대현 의장 "상장 시점 내년 상반기 목표"
- [2024 이사회 평가]자화전자, 구성·견제기능 '부진' 3점 항목 '전무'
- [2024 이사회 평가]대한전선, '절반의 선전' 속 참여도 두각
- [LG전자 인도법인 IPO]'올드보이' 송대현, 이사회 의장 선임 '화려한 복귀'
- [LG전자 인도법인 IPO]'구주매출 중심' 모기업 실탄 마련 집중, 사용처에 쏠린 눈
- 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 체제 '고객·라인업 확장' 집중
- 삼성, 3대 미니 컨트롤타워 '안정·중용' 기조 뚜렷
-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미사단 굴기 속 'M&A 주도' 수성
- 구본욱의 LK삼양, 단계적 지분구조 개선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