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경협 회비 납부 결정 '마무리까지 신중모드' 준감위→이사회→공시…4대그룹 중 유일하게 고강도 단계
김경태 기자공개 2024-11-01 07:48:4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 회비 납부를 최종 결정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각 관계사 이사회를 거치는 등 복잡한 과정을 이어가며 국내 4대그룹 중 가장 늦게까지 회비 납부를 결정하지 않아 주목을 받아왔던 사안이다.특히 결정을 알리는 과정도 4대 그룹과 전혀 다른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4대그룹 중 유일하게 한경협 회비 납부에 관한 공시를 한 것이다. 그만큼 업계 이목을 많이 신경쓴 모양새다.
◇4대그룹 중 가장 늦게 회비 납부, 관련 공시 '유일'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 연회비를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납부 금액은 18억1000만원으로 내달 중으로 낼 예정이다.
앞서 삼성을 비롯한 4대그룹은 작년 8월 한경협 회원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회비 납부는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현대차그룹으로 올해 7월 회비를 냈다. 이어 SK그룹이 8월에 회비를 납부했다. 하지만 삼성과 LG그룹은 장고를 거듭했다. LG그룹은 이달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5개사가 회비를 납부했다.
삼성은 가장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다른 그룹과 달리 존재하는 준감위의 승인 절차를 거쳤다. 준감위는 올 8월 26일 정기회의에서 삼성전자 등 4개 관계사의 한경협 회비 납부 건을 논의했고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렸다.
당시 준감위는 "회비 납부 여부는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되 지난해 관계사의 한경협 회원 가입 당시 권고한 바와 같이 앞으로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관계사에 다시 한번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 후로도 삼성전자 등 관계사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갔다. 다른 일부 그룹과 달리 이사회 결의까지 거치면서 오랜 시일이 소요됐다.
삼성전자가 이날 한경협 회비 납부 사실을 공시한 것도 다른 점이다. 삼성전자를 공시를 통해 납부 목적으로 "연회비 납부 요청에 따른 회비 납부"라고 간략히 밝혔다.
◇삼성, 위기론 속 금액 납부…류진 회장 체제 '탄력' 기대
삼성전자는 올 들어 반도체사업에서 미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위기론이 불거졌다. 특히 3분기 실적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한경협에서 과거에 비해 금액 부담을 낮춘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는 과거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기 전 한경협에 연간 100억원 수준의 회비를 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에는 삼성전자 외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에서도 회비를 납부할 예정인데 총 35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회비 납부로 4대그룹이 전부 완전한 복귀를 하게 된 만큼 류 회장 체제 한경협의 행보에는 이전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경협은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변모를 추진하고 있다. 류 회장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대선 향방에 관해서 국내 기업들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테크랩스, 마케팅 효과에 3분기 매출·영업익 성장
- 금양인터내셔날 와인 '1865', 11월 한 달 간 이벤트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선진 금융기법 도입, 2030 톱 티어 외국계 은행 도약 목표"
- [동방메디컬 IPO In-depth]안정적 재무·실적에도 상장, '글로벌 메디컬 리더' 비전 묘수
- 글로벌 혁신기술 인증 덱스레보, 국내 허가 '청신호'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신한은행 뉴욕지점, 선제적 체질 개선…지속성장 기반 마련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금호타이어, 부채비율 199% ’매출·수익성·재무’ 다 잡았다
- [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
- [ESG 등급 분석]'SKC 편입효과' ISC, 통합등급 두 계단 상승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전자, 한경협 회비 납부 결정 '마무리까지 신중모드'
- HPSP, 예스티 상대 특허소송 '승기 잡았다'
- 주성엔지, 지주사 전환 실패에도 '얻은 것 많다'
- [IR Briefing]삼성SDS, 클라우드·첼로스퀘어 성장에 '밸류업' 더한다
- 소부장 나비효과? SK하이닉스 납품처 이원화 행보 주목
- 박정호의 솔리다임 퇴진, 후속 인사에 쏠리는 눈
- [키워드로 본 이재용 회장 2년]반도체가 촉발한 위기, 그룹 사장단 거취 '폭풍전야'
- [키워드로 본 이재용 회장 2년]과감한 빅딜의 실종, 만만찮은 현실의 벽
-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일진전기 홍성 신공장 찾는다
- [키워드로 본 이재용 회장 2년]'위기 헤쳐나갈 구심점이 없다' 컨트롤타워 재건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