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김동선 해외사업본부장, 경영능력 시험대 '비스마야'지난 1월 본부장 취임,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과 공사재개 협상 주도
이재빈 기자공개 2024-11-25 08:05:07
[편집자주]
한화건설이 한화에 흡수된 지 2년이 지났다. 건설부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지만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도약을 노리는 가운데 최근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새롭게 전면에 나선 인물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까지 한화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키맨'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사업본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건설부문이 현재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해외사업이다. 진행되고 있는 공사재개 협상에 조직의 존속이 달려 있는 셈이다.공사재개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은 김동선 해외사업본부장(사진)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으로 비스마야 프로젝트 초기부터 사업에 깊숙히 관여한 이력이 있다. 공사재개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경영능력도 입증할 수 있는 셈이다.
◇2012년 이라크부문으로 해외사업조직 시작…부문→본부→실 격랑의 역사
해외사업본부는 한화건설 이라크부문에 뿌리를 두고 있는 조직이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수주 이후 공사 수행 및 관리를 위해 구성됐다. 추후 해외사업부문으로 명칭이 변경됐지만 주요 업무는 그대로 유지됐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가 단일 수주한 해외 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 공사다.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주택과 294개 교육시설을 비롯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신도시 조성한다.
공사비는 2012년 수주 당시 80억달러로 책정됐다. 2015년 추가 수주한 사회기반시설(SOC) 공사비 21억달러를 포함하면 총 공사비 규모는 101억 달러, 한화 약 13조원에 달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건설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각별하게 신경썼던 프로젝트다. 수주 단계에서는 이라크신도시추진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했고 수주 후에는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비스마야뉴시티프로젝트'(BCNP)사업단을 출범했다. 2015년 추가공사 계약식에도 직접 참석해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됐던 조직은 이라크의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IS와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2015년을 기점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부문이었던 조직의 위상은 2017년 본부로, 2020년 실로 격하됐다.
2022년에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공사비 지급이 중단됨에 따라 한화가 계약 해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2022년 말 기준 비스마야 관련 공사미수금 규모는 8027억원에 달했다. 한화가 비스마야 외에 별도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사업실이 폐지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해외 네트워크 보유한 정상화 적임자, 경영능력 입증 관건
김동선 본부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투입된 구원투수다. 한화는 지난 1월 해외사업실을 본부로 승격하고 김 본부장을 수장으로 하는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정상화의 적임자로 김 본부장이 선임된 배경에는 이라크에서 활약했던 그의 이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태프트스쿨과 다트머스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본부장은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해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후 이라크 현지에서 근무했다. 근무 당시 SOC 추가공사 수주 과정에서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조건을 직접 협의하는 등 추가수주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추가공사 계약식에도 김승연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협상 성사라는 성과를 낼 수 있는 판은 깔려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공사미수금 중 일부를 지급하면서 공사가 부분재개됐다. 이에 따라 한화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현장들의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본격적인 공사 재개 여부를 두고 김 본부장의 역할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현재 이라크 당국 관계자들과 진행되고 있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공사 수주 당시 형성된 이라크 정부 및 주요 기관 관계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협상 과정에서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본부장 개인에게 있어서도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정상화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총 공사비가 10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정상화시키면 그룹에 안정적으로 조단위 일감을 제공하게 된다. 형들과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단위 성과를 올린다면 경영능력을 입증하면서 승계구도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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