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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현재보다 미래' 텔레칩스, 매출 40% R&D 투입③수익성 저하 불가피, 내년부터 실적 반등 예고

김도현 기자공개 2024-12-02 11:03:28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전문업체 텔레칩스는 미래 대비를 어떤 기업보다 공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차세대 먹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전례 없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역대급 반도체 불황 등을 겪으면서 터득한 생존 전략이다.

텔레칩스가 개발하는 칩 공정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텔레칩스는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보다는 내후년을 바라보면서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풍파 겪은 이장규 대표, 연구개발에 진심

텔레칩스는 1999년 창립 이래 휴대폰에서 자동차로 매출처를 전환하는 등 다사다난한 세월을 보냈다. 이를 몸소 경험한 이장규 대표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다다음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 3분기 텔레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6억원, 1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525억원·65억원) 대비 축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이 1467억원에서 1390억원, 영업이익이 146억원에서 35억원으로 감소했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 등으로 전방산업이 부진한 여파다.

그럼에도 텔레칩스는 연구개발(R&D)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올 3분기 전체 매출의 38.5%를 R&D 비용으로 썼다. 앞선 5개년에도 매출액에서 적잖은 비중을 R&D에 투입한 바 있다. △2019년 30.9% △2020년 38.6% △2021년 34.3% △2022년 43.4% △2023년 34.3% 순이다.
*텔레칩스 R&D 관련 조직 현황

이 대표는 "올해 실적은 인건비, 연구비 등에 자금을 많이 쓰면서 다소 낮게 나왔다.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돌핀' 시리즈를 폭스바겐에 이어 혼다, 스텔란티스, 닛산, 스즈키 등 완성차에 탑재하기 위해 협업 중"이라고 전했다.

복수의 해외 고객 유치는 내년 실적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이미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데다 유럽, 인도 등 신규 지역에서의 확장세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투자 성과도 있었다. 텔레칩스는 3분기 말 기준으로 14건의 R&D 실적을 냈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등이 주를 이룬다. 일부는 고객과 상품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만 벌써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12건의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총 180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대구연구소 설립을 결정했다. 경기 판교 본사에 이어 대구에서 차량용 통신칩,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반도체 등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텔레칩스는 올해 이어 내년에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 참여한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행사로 한해의 글로벌 IT 트렌드를 살펴볼 기회로 여겨진다.

이 자리에서 다수의 네트워킹이 진행되는 만큼 텔레칩스는 현지 고객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와 GM, 포드 등 본사가 위치한 미국은 유럽, 중국과 함께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텔레칩스의 대구 연구소 설립 투자협약 현장

◇이 대표 지분 20% 내외 유지, 경영권 이슈는

적극적인 R&D로 미래를 준비하는 텔레칩스는 경영권 이슈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 대표는 공동 창업자인 서민호 전 대표가 경영에서 손을 뗀 2013년 이래 20% 내외 지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2022년 말 LX세미콘을 2대 주주로 맞이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 지분이 약 19%로 낮아진 바 있으나 이후 20%대를 회복한 상태다.

현시점에서 약 10%의 지분을 가진 LX세미콘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외부 투자자가 없다. 소액주주 비중은 56.42%다. LX세미콘의 추가 매입 소식도 들리지 않아 지배구조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은 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는 20% 전후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경영권을 쥐어왔다"며 "지배력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외부 자금도 적절하게 유치하는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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