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정동섭 휴네시온 대표 "망연계 1위 경쟁력, MLS 시행돼도 유지"망연계 솔루션 수요 여전히 유효, 포트폴리오 확대 방점
이종현 기자공개 2024-12-05 09:00:2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네시온은 망연계 시장에 늦게 진입한 후발주자다. 2012년 솔루션 출시 후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조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공공·금융기관의 망분리 도입이 본격화되던 시기 파트너들과 협력해 다수 프로젝트를 맡으며 성장했다. 앞으로는 망연계를 캐시카우로, 보다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먹거리를 다양화하고자 한다.“휴네시온은 국내 망연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2011년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2013년 대규모 금융전산사고 등으로 사회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망분리 도입을 의무화하는 제도 변화 속에 성장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17.3%에 달한다.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1.8%의 실속 있는 성장을 이어왔다.
처음부터 망연계 사업을 추진한 것은 아니다. 휴네시온은 2003년 재웅테크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시스템 접근제어(SAC)를 주력 제품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2009년 정동섭 대표(사진)가 회사를 인수했고,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당시 망분리 제도 변화를 읽어내 제품 개발에 착수, 2012년 후발주자로 망연계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석권했다.
◇2009년 제2의 창업, 망연계 1위 휴네시온
1970년생인 정 대표는 카이스트 경영과학과를 졸업해 기아자동차 경영전략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보안 업계에 몸을 담은 것은 2001년부터다. 벤처허브 정보기술(IT) 컨설팅 팀장으로 경력을 시작해 보안기업인 브레인즈스퀘어(현 브레인즈컴퍼니)의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2009년 휴네시온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휴네시온의 임원은 정 대표를 포함해 총 5명이다. 이 중 3명의 사내이사는 모두 브레인즈스퀘어 출신으로, 약 20년간 합을 맞춰온 사이다. 정 대표가 회사를 인수한 이듬해 연구개발총괄을 맡고 있는 김영환 연구소장을 영입했고, 기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경영지원총괄을 맡고 있는 최진석 경영지원본부장도 합류했다.
정 대표는 "2009년 휴네시온을 인수했을 때는 스타트업이었다. 먹거리를 고민하다가 주력하게 된 것이 망연계다. 우리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 2014년을 전후로 굉장히 많은 공공·금융기관이 망분리를 도입하게 됐다. 회사 내 자체 엔지니어로는 프로젝트를 모두 커버하기 힘든 수준이었는데, 이때 파트너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대응하면서 고객 신뢰를 얻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망연계는 그 특성상 망분리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보안을 위해 망(Network)을 분리하지만 이 경우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 전송이 불가능해진다. 매번 CD나 USB와 같은 저장매체를 통해 자료를 주고받아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망연계 솔루션이다.
정 대표 체제에서 새롭게 시작한 망연계 사업은 휴네시온의 캐시카우로 거듭났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망연계 제품 판매에서 발생하고 있다.
◇신규 먹거리 발굴, 포트폴리오 확대
아무리 망을 연결한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편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망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최근에는 물리적 망분리가 아닌 논리적 망분리를 적용하는 다중계층보안(MLS) 시행이 검토되고 있다. 관련 사업을 하는 휴네시온 역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 대표는 "MLS는 망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세밀하게 분리하자는 것"이라며 "기존과 방식이 다를 뿐, 망연계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달라지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휴네시온은 인식과 달리 오히려 망분리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정책 변화 후 해외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망연계 솔루션은 전문적으로 내세우는 해외 벤더가 없는 만큼 휴네시온이 그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다만 망연계 시장이 존속할 것이라는 예상하면서도 휴네시온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한창이다. 망연계의 경우 제품 특성상 수요가 한정된 데다 해외 수출도 어려운 만큼, 먹거리 다양화를 통해 기업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SAC를 비롯해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원격제어 솔루션 등 기타 제품 판매를 강화하는 이유다.
정 대표는 "NAC는 망연계 솔루션과 함께 판매가 늘고 있다. 자회사인 오투원즈를 통해 운영기술(OT) 보안 시장을 공략하거나, 국내에 진출해 있는 시스템 제어 솔루션 기업 하니웰과의 협력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여러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 주가는 정 대표의 고민거리다. 휴네시온의 시가총액은 주가수익비율(PER) 4.5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수준인 약 340억원이다. 실적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 지난 2월 NH투자증권은 휴네시온을 '소외되어 온 우등생'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구성원 모두가 회사를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하는 걸 잘 못했다. 그러다 보니 시장 관심을 못 끌었던 것 같다"면서 "결국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지금 추진하고 있는 해외 사업 성과가 나오면 더 잘되지 않을까 싶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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