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켐바이오 IPO In-depth]'레켐비' 국내상륙 매출 연동성 기대감, 선제적 캐파 확장레켐비 필수 동반 PET-CT 시장 점유율 93.4%, 공모자금 68% 시설 투자
김성아 기자공개 2024-12-05 09:29:15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급격히 얼어붙은 공모주 투심 악화로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상장 철회가 잇따르고 있지만 듀켐바이오는 연내 상장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장의 조달 성과보다는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이다.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책정한 것 역시 이의 일환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듀켐바이오의 예상 시가총액은 4012억원으로 현재 코넥스 시총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모액 역시 하단 기준 176억원가량으로 크지 않다. 나머지 유동성은 본업으로 메우면 된다는 자신감이다.
듀켐바이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통해 가시화된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공모자금 등을 활용해 위탁개발생산(CDMO) 등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레켐비’ 상륙에 진단 시장 동반 수혜…압도적 점유율로 매출 확대 예상
듀켐바이오는 국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진단제 강자로 꼽힌다. 특히 알츠하이머성 치매 방사성의약품 진단제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93.4%의 생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자이가 지난달 28일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의 국내 출시와 연관돼 듀켐바이오가 기대주로 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해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았다. 레켐비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단이 동반돼야 한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표준진단법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 △뇌척수액(CSF) 검사가 있다. CSF 검사의 경우 환자의 요추에서 뇌척수액을 배액해야 하기 때문에 PET-CT 검사가 선호된다.
더욱이 레켐비의 경우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발생할 수 있어 주기적인 경과 확인이 필요한데 이 둘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PET-CT가 유일하다. 듀켐바이오의 PET-CT 진단제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듀켐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3가지 베타아밀로이드 진단제 중 2가지인 뉴라체크와 비자밀을 생산하고 있다. 레켐비 허가를 위한 국내 임상에서도 피험자 선별을 위해 비자밀이 사용됐는데 듀켐바이오가 담당했다.
베타아밀로이드 진단제의 나머지 하나인 일라이릴리 아미비드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 도입 예정은 없다. 현재 국내서 진행 중인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임상 3상에서는 유일한 아밀로이드 베타 진단제로 듀켐바이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경쟁사인 퓨쳐켐의 알자뷰 역시 국내서 알츠하이머 PET-CT 진단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뉴라체크나 비자밀과 달리 아밀로이드 베타의 신경반응의 유무를 추정하는 보조진단 역할에 그친다. 이에 경과 확인 등 정밀한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 현장에서 뉴라체크와 비자밀이 활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
레켐비와 PET-CT가 한 몸처럼 처방되면서 뉴라체크와 비자밀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현재 듀켐바이오의 제품 중 뉴라체크와 비자밀의 단일 평균 가격이 가장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듀켐바이오 전체 매출 성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지난 연말 레켐비가 출시됐는데 벌써 4000케이스 이상의 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알츠하이머 미충족 수요가 높기 때문에 레켐비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미 예견된 상태며 PET-CT 진단 방사성의약품이 반드시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크게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모자금 68% 시설 투자…방사성의약품 CDMO로 추가 성장엔진
듀켐바이오는 레켐비 상륙으로 인해 뉴라체크, 비자밀의 공급 부족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추가 생산 설비를 짓는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하는 공모자금 중 68%가 시설에 투자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한양대병원과 영남대병원에 각각 22억5000만원, 41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뉴라체크와 비자밀 각각 3만 도즈씩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듀켐바이오는 내년까지 생산시설 확충을 마쳐 늘어나는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생산 시설은 비단 진단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듀켐바이오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해 신촌 세브란스 병원 제조소에 52억원가량의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여기에는 신사업인 CDMO 관련 시설도 포함된다.
듀켐바이오는 현재 루테튬-177 방사성동위원소 및 해당 기반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CDMO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에도 변화를 줬다. 듀켐바이오는 최근 방사성의약품 R&D 전문기업인 라디오디앤에스랩스를 인수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기술개발 역량을 확충했다. 향후 연구조직에도 CDMO 기술개발팀을 추가배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듀켐바이오가 CDMO사업을 통한 방사성의약품 아시아 허브 역할을 자처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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