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 보드]현대백화점 기조본부 출신, 계열사 장악력 꾸준오너 일가 포함 지주 임원, 그룹 13개 상장 계열사 이사회 진입
이돈섭 기자공개 2024-12-06 08:35:11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8: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여타 지주회사와 마찬가지로 지주 임원이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계열사 이사회에 몸담고 있는 인물들 상당수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의 기획조정본부 출신이라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현대백화점의 기획조정본부는 재무와 전략, 기획, 경영 등을 두루 담당하고 있는 일종의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지주 임원 계열사 진출 활발…키워드는 '기획조정본부'
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정지선 회장과 정 회장 동생 정교선 부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두 형제가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 현대지에프홀딩스 산하 기업들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조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산하에는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상장·비상장사 총 26개의 계열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사내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을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로 정지영 대표이사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꾸리고 있다. 정 부회장 역시 현대지에프홀딩스 사내이사로 재직하면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로 한광영 대표이사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성, 그린푸드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두 오너가 형제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지주 산하 주력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주 소속의 주요 임원들 역시 계열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을 주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백화점의 컨트롤타워격인 기획조정본부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들이 상당수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산하 13개 상장 계열사 소속 37명 사내이사 중 현대백화점 근무 경험을 가진 인물은 오너가 일원 제외 모두 21명. 현재 현대백화점 이사회 소속 사내이사 4명을 제외하더라도 계열사 사내이사 절반 이상이 현대백화점 근무 이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중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인물은 8명이다.
대표적 인물은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장이다.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한 장 사장은 현재 지주 외에도 한섬 이사회 비상근 사내이사로도 일하고 있다. 윤영식 현대지에프홀딩스 부사장의 경우 현대홈쇼핑과 현대리바트, 지누스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 부사장은 기획조정본부에서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 계열사 규모 불문 그룹 상장사 사외이사는 최소 3명 이상
한섬의 김민덕 대표와 대원강업의 박민희 대표 역시 과거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에서 일했다. 기획조정본부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주로 이동한 뒤에도 사업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김낙서 상무는 현대이지웰 사내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기획조정본부 재무전략을 담당한 김대석 상무는 현재 현대바이오랜드 이사회에 소속돼 있다.
김대석 현대바이오랜드 사내이사는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 사내이사직과 현대엘앤씨 감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이 회사 모체인 SK바이오랜드 지분을 4년 전 인수하면서 그룹에 편입된 기업으로, 천연 화장품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 사내이사는 모두 현대백화점 근무 경험을 갖고 있다.
이희준 대표는 이커머스 사업부장과 목동점장 등을 거쳐 현대바이오랜드 대표를 맡고 있다. 경영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오영근 이사는 세무팀장과 회계팀장 등으로 일했다. 김대석 이사와 함께 경영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전승목 이사는 현대백화점 영업본부 신촌점 총괄팀장 출신으로 현대바이오랜드 모회사격인 현대퓨처넷에서 근무했다.
계열사 규모와 상관 없이 상장 계열사의 경우 최소 3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과 대원강업 등이 각각 5명의 사외이사를 기용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11개 상장사가 모두 3명의 사외이사를 채용, 많게는 10명(한섬) 적게는 6명 규모로 이사진을 꾸리고 있다. 6명의 이사진을 꾸린 상장 계열사는 총 6곳이다.
일례로 현대홈쇼핑 산하 현대퓨처넷의 경우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로 전체 이사진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꾸릴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6명의 등기이사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 ESG경영위원회 등 소위원회를 자발적으로 구축한 점도 괄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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