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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비상계엄 후폭풍] 안랩, 테마주 수혜 탓 '흐려진 본업' 고심단순 대선 관련주 전락 우려, 본업 브랜딩 필요성 대두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05 09:15:03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안기업 안랩이 '정치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주가는 올랐지만 회사 본연의 사업과는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출렁이는 터라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안랩은 최대주주 정계 진출 이후 계속해서 정치 이슈에 주가가 동조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업계서는 이제는 내수가 아닌 수출 매출도 늘리며 보안기업 본연의 경쟁력과 브랜딩 강화에 힘써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4일 안랩은 전일 대비 7.58% 상승한 6만5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보안, IT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그 가운데 안랩이 홀로 강세를 연출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안랩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설립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최대주주도 16.72%를 가진 안철수 의원이다. 3대주주는 안철수 의원이 안랩 주식 매각 대금을 출연해 만든 동그라미재단(8.99%)이다. 계엄령이 해제되면서 안 의원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일부 투자자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마냥 긍정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업 실적과는 무관한 최대주주의 정치 행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그간 보안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지면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까지 내놨음에도 움직이지 않던 주가였다.

안랩은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이다. 그간 꾸준히 규모를 늘려가며 2023년 귀속분에는 보통주 1주당 1300원을 지급했다. 심지어 지난 10월에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자사주매입 계획을 밝혔다. 158억4000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30만주를 장내매수하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반짝 올랐다가 다시 5만원대로 하락했다.

업계서는 실적, 주주환원책에도 요지부동이던 안랩주가가 정치이슈에 움직이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장기화됐는데 더 이어진다면 본질적 가치평가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단순 테마주로만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또 글로벌 보안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술력, 실적을 앞세운 브랜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안랩은 해외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3%대에 불과한 수출 매출을 늘려보겠다는 목표다. 이에 지난해 글로벌 TF를 설치했고 올해 4월에는 사우디 사이버 보안·클라우드 국영기업 SIT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SITE는 안랩에 744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지분 10%를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과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 테마주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영역을 확대하는 등 본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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