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자 잡을 건 우리 뿐" 셀트리온 미래 먹거리는 CDMO 자회사 바이오솔루션스 설립 "2030년 매출 1조5000억 기대"
김진호 기자공개 2024-12-18 10:27:4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체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유통 사업에 전념해 온 셀트리온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설립 초기 회사가 지녔던 위탁생산(CMO) DNA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고 밝혔다.셀트리온이 개발에 성공해 온 단일항체 의약품을 넘어 다중항체나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과 같은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개발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신규 블록버스터 약물의 요람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사업으로 신약개발과 함께 CDMO를 정조준하게 된 이유다. 17일 이를 담당할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내년 국내에서 10만ℓ 규모의 공장도 착공한다. 서 회장은 2030년경 1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CDMO사업에서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셀트리온, 론자 따라잡을 노하우 보유 “토탈 CDMO 사업 가능”
2000년대 중반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대표적인 CMO 기업으로 스위스 론자와 셀트리온이 어깨를 나란히했다. 당시 만해도 위탁개발(CDO)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고 업계에선 CMO 위주의 사업이 성장하고 있었다. 이후 두 회사의 사업 방향은 크게 갈렸다.
론자는 자체 시설 확충부터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각종 의약품에 대한 개발 및 생산 역량을 꾸준히 확보했다. 현재 거론되는 ADC, CGT 등 각종 신규 의약품 모달리티에 대한 초기 개발부터 허가까지 완료한 CDMO 실적을 보유한 곳은 론자가 유일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반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력했다.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 1곳 이상에서 허가받은 8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셀트리온이 보유한 약 25만ℓ급 생산용량을 자체 제품 생산에 투입해야했다. 물론 CMO 사업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니었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공시기준 4500억원 규모로 이스라엘 테바의 항체 기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의 CMO를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론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적이다.
서 회장은 17일 진행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설립 관련 온라인 기자감담회에서 “2000년대 중반까진 론자 다음으로 큰 CMO 회사였고 지금도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세계 각지의 기업과 병원으로부터 CDMO 사업을 해줄 수 없느냐는 요구를 꾸준히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허가를 받아본 노하우(경험)을 바탕으로 CRO나 CDO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은 지금도 많지 않다”며 “각종 의약품에 대한 통합적인 CDMO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 10만ℓ 공장 착공 예정, 자사주 소각해 투자
셀트리온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사업을 맡을 공장을 국내에서 10만ℓ 규모로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다. 그 비용은 8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으며 자사주를 소각해 충당할 예정이다.
이날 설립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본사는 인천 송도에 마련됐다. 셀트리온이 이날 1차 자본금으로 100억원을 출자했다. 셀트리온의 생산개발을 책임져 온 이혁재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대표를 맡게 됐다. 내년에 기획 업무를 담당할 인력 20~30명 정도를 선제적으로 구성해 관련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착공될 CDMO 공장의 규모는 셀트리온의 성장 전망치를 반영해 정해졌다. 신규 신규 CDMO 사업에서 사업 수주가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셀트리온으로부터 물량을 수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도 하나의 고객이어서 투자한 신규 공장이 손놓고 있을 일은 없다”며 “우리가 마련하게 될 다품종 소량 원스톱 CDMO 서비스에 대해 다양한 대화가 오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8000억원을 들여 10만ℓ의 공장을 짓고 2030년 이후 같은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20만ℓ급으로 공장을 확장한다면 총 투자 규모는 2조~3조원이 될 전망이다.
이중 절반은 셀트리온이 자체 투자하며 나머지는 외부에서 조달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또 공장을 짓는 초기 투자비용을 자사주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서 회장은 “가지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 CDMO로 1조5000억 매출 기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CDMO 사업을 통해 2030년 1조5000억원의 매출이 창출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글로벌 CDO와 CRO 사업부터 내년에 곧바로 개시한다. 셀트리온이 40여개 국에서 확보하고 있는 직접판매(직판) 법인과 연계한 영업사무소를 마련해 CDO나 CRO에 대한 영업을 시도하게 된다. 이를 수행할 연구소의 본사는 국내에 두고 미국과 인도 등으로 거점을 넓힐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최소 500여명의 연구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MO 사업의 경우 2028년경 10만ℓ급 공장이 완공되면 상업용 임상에 진입하거나 관련 제품 수주 상황에 따라 본격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CGT에 적합한 생산 환경도 2~3년 내로 구축할 계획을 짜고 있다.
서 회장은 “항체 관련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고 2027년에 약물전달 관련 히알루론산 특허가 끝나면 내재화했던 우리 기술로 추가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며 “T세포나 NK세포,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 CDO와 CRO에서 매출 5000억원을 올리고, CMO에서 1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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