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두각' 풍산홀딩스, 높은 재무건전성·배당수익률 '눈길'구성 성과지표 1.3점으로 '낙제점', 견제 기능도 떨어져
김예린 기자공개 2024-12-16 07:44:1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1: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홀딩스는 동(구리)합금 제조업과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풍산그룹 지주사다. 동과 관련 제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1968년 설립됐고, 1988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2008년 주요 제조사업부문과 스테인레스 관련 사업부문을 인적·물적분할을 통해 각각 신설회사인 풍산과 풍산특수금속으로 포괄이전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차원으로, 상호도 기존 풍산에서 풍산홀딩스로 변경하며 지금까지 그룹 전체를 이끌고 있다.사업은 지주부문과 비철금속소재, 특수강, 포장재, 기계장비 등의 사업부문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67억원, 678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3877억원 대비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802억원에서 줄었다.
THE CFO의 이사회 평가 결과 풍산홀딩스는 6개 항목 중 '경영성과'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무건전성이 매우 뛰어나고 배당수익률과 주가수익률 등 투자부문 지표에서 우수한 수치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하지만 이사회 운영의 기본인 ‘구성’과 ‘견제기능’ 측면에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높은 배당·주가수익률에 낮은 부채비율, 경영성과 8개 문항 만점
THE CFO는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풍산홀딩스의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올해 반기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풍산홀딩스는 255점 만점에 133점을 받았다. 5점 만점으로 환산 시 평균 2.6점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로 4점이다. 11개 문항 중 8개 항목에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들의 2023년도 지표별 평균치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5점을 받은 항목은 투자지표 부문인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TSR, 경영성과 부문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재무건전성 부문인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풍산홀딩스의 배당수익률과 주가수익률은 각각 3.79%, 34.12%다. 각각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들의 평균치 1.42%, 25.74%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힘입어 TSR도 평균치 27.64%를 크게 상회한 39.2%에 달했다.
ROE, ROA는 각각 8.39%, 7.14%다. ROE는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들의 평균치인 6.82%을 넘겼고, ROA는 평균치 3.76%를 크게 뛰어넘었다. 부채비율은 16.64%로 매우 낮아 재무안정성이 뛰어났다. 기업의 원금 상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순차입금/EBITDA 배율도 0.35배로 매우 우수했다. 이자보상배율도 24.97배로 높았다.
다만 투자지표 중 하나인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는 1점을 받았다. PBR이 평균치 2.38배에 못 미치는 0.35배에 그쳤다. 경영성과 지표에 해당하는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도 각각 4.92%, -15.37로 미흡한 수준이었다. 각각 항목에서 2점, 1점을 받으며 경영성과 항목 전체 평균 점수를 깎아내렸다.
◇구성 최하점, 오너가 의장에 사외이사 독립성 떨어져
풍산홀딩스 이사회는 올 상반기 말 기준 4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류진·박우동 대표다. 류진 대표는 풍산홀딩스 최대주주로 회사 전반을 총괄하고, 박우동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경영을 맡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류진 대표가 맡고 있다. 이밖에 인사업무 담당 손신명 부사장, 전략기획 및 경영지원 담당 황세영 부사장이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구·권오성 이사는 비상근 사외이사로서 경영전반 자문을 담당한다. 이종구 이사는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제17·18·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인물이다. 권오성 이사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제44대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 등을 맡은 이력이 있다.
풍산홀딩스 이사회는 '구성' 성과지표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5점 만점에 1.3점에 그쳤다. 나머지 성과지표들도 △견제기능 2.3점 △참여도 2.5점 △평가개선프로세스 2.6점 △정보접근성 3점 등 정보접근성을 제외하고는 미흡한 수준이었다.
구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데는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이자 오너인 류진 대표라는 점이 한몫했다. 사내이사가 사외이사보다 배로 많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고 보기 어려웠고,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지도 않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없었다.
BSM을 만들고 그에 따른 이사 경력 및 전문성을 관리하고 있지도 않았다. BSM은 이사회 역량 구성표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회 구성원이 갖춘 능력과 자질, 전문성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도표를 말한다.
이사들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황세영 사외이사의 경우 씨티은행에 근무한 이력이 있어 타기업 경력 보유 측면에서 요건을 충족하며 2점을 받았다. 이사회 지원조직의 경우 별도로 운영되지 않고 경영지원팀이 담당하고 있어 2점을 얻었다.
견제기능 성과지표에서는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없다는 점, 내부거래에 관해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내부거래위원회가 없다는 점이 낮은 점수의 원인이 됐다. 다만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해 공개하고 있고,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구체적으로 마련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기술한 덕분에 각각 5점을 받으며 평균 점수를 높였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았는지를 따지는 세부 항목에서도 4점을 얻었다. 지난해 미등기임원 평균 급여액은 1억7282만원이고 등기임원 평균 급여액은 5억139만원으로,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비율이 34.5%에 해당한 덕분이다. THE CFO는 보수비율이 30% 미만이면 5점, 30% 이상에서 50% 미만이면 4점, 50% 이상에서 70% 미만이면 3점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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