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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두각' 한전산업, 고배당·수익성 강화 행보 '주목'나머지 항목은 모두 낙제점, 견제기능·참여도 가장 낮아

김예린 기자공개 2024-12-16 07:43:0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0: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전산업은 발전설비 운전 및 정비 수익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1990년 4월 설립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터빈·보일러 등 주설비 정비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원자력발전소 수처리시설 운전·정비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키웠다. 2008년 이후 인도와 칠레, 태국 등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14개국 41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국내외 발전소 운전·정비 업무를 통해 올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94%에 해당하는 2573억원을 벌었다. 태양광발전소 건설·운영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로도 발을 뻗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는 약 173억원이다.

THE CFO의 이사회 평가 결과 한전산업은 6개 항목 중 '경영성과'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배당수익률이 높고, 영업이익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이 뛰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이사회 운영의 기본 요건인 견제기능과 참여도 측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경영성과' 분야, 6개 항목서 5점 만점 획득


THE CFO는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한전산업의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올해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한전산업이 제출하지 않는 만큼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한전산업은 255점 만점에 107점을 받았다. 5점 만점으로 환산 시 평균 2.13점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로 3.4점이다. 11개 문항 중 6개 항목에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들의 2023년도 지표별 평균치보다 높은 성적을 내며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과 영업이익성장률, ROE, ROA,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 5점을 받은 항목이다.

배당수익률은 4.05%로, 벌어들인 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경향이 강했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들의 평균치(1.42%)를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성장률과 ROE, ROA도 각각 39.61%, 15.59%, 8.6%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들의 평균치가 -2.42%, 6.82%, 3.76%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부채비율 측면에서는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PBR은 주가를 장부가치로 나눈 비율이고, 주가수익률은 기업의 주가가 한 주당 수익액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TSR은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의미한다. PBR은 2.31%로 평균치(2.38%)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률과 TSR도 -8.49%, -4.8%로 평균치에 크게 못 미쳤다. 부채비율 역시 96.81%로 높아 전체 평균 점수를 깎아내렸다.

◇나머지 항목 모두 1~2점대, 견제기능·참여도 매우 떨어져

경영성과를 제외한 나머지 5개 항목 성과지표는 부진했다. 각각 △견제기능 1.3점 △참여도 1.8점 △평가개선프로세스 1.9점 △정보접근성 2점 △구성 2.1점이었다.

가장 취약한 항목은 견제기능이다. 외부나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는 경우가 없고, 이사회와 별도로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회의가 있는지 공개하지 않은 탓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승계정책이나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다. 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감사위원회는 설치하지 않은 상태로, 감사인 박일권 전 한광전기공업 전무 혼자서 업무를 수행할 뿐이었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 비율은 66.9%로, 그나마 3점을 얻으며 견제기능 항목 평균 점수를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 THE CFO는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비율이 30% 미만이면 5점, 30% 이상에서 50% 미만이면 4점, 50% 이상에서 70% 미만이면 3점을 부여한다.


참여도가 낮은 점도 한계다. 지난해 1년간 이사회 구성원들 모두 100%의 출석률을 기록하며, 관련 세부 항목에서 만점을 얻었다. 이사회가 7회 열리며 세부 항목 점수에서 3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사위원회가 별도로 설치하지 않은 탓에 1점을 받았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아 사회이사 후보 풀에 대한 관리 활동이 정기적으로 수행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의 경우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1.9점에 그쳤다. 이사회 활동 및 사외이사에 대한 어떠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따라서 관련한 공시나 개선안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1년간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었고,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에 따른 ESG 등급이 C에 해당하면서 각각 세부 항목에서 5점, 3점을 받았다. 이는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 평균 점수를 소폭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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