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공연 티켓 파워]10주년 맞은 뮤지컬 '희비'…흥행왕은 <레미제라블><프랑켄슈타인><킹키부츠> 뒤이어…<마리 앙투아네트> '나홀로' 부진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16 13:37:08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작품의 희비가 교차했다. <레미제라블>과 <프랑켄슈타인>, <킹키부츠> 등은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마리 앙투아네트>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뮤지컬의 특성이 흥행을 보장하진 않았던 셈이다.특히 EMK뮤지컬컴퍼니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EMK뮤지컬컴퍼니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흥행을 위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마케팅에 공을 들였지만 관객의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 객석을 절반도 못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제라블>, 효자 IP 저력 과시…실속 잡은 <킹키부츠>
9일 더벨이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API 데이터를 자체 집계한 결과 올해 10주년을 맞은 대극장의 주요 뮤지컬 공연은 총 7작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레미제라블>과 <드라큘라>, <10주년 기념공연 레베카, 앵콜공연(이하 <레베카>)>,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 <마리 앙투아네트>, <킹키부츠> 등이다.
뮤지컬업계 관계자는 “10주년 공연이라는 건 그만큼 오랜 기간 관객에게 사랑받은 IP 콘텐츠라는 의미”라며 “시장과 관객이 성숙했다는 점을 뜻하기에 제작사에게도 의미가 크지만 뮤지컬 산업에 있어서도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10주년을 맞은 작품 중 가장 많은 티켓을 판매한 공연은 <레미제라블>인 것으로 추정된다. <레미제라블>이 상연되는 2023년 11월30일부터 올해 3월10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는 무려 17만5893장의 티켓이 팔렸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의 객석 수가 1766석이고 <레미제라블>이 133회 상연된 점을 고려했을 때 객석 점유율은 74.9%인 것으로 추산된다. <레미제라블>은 할리퀸크리에이션즈에게 있어서 ‘효자IP'로 꼽히는 라이선스 뮤지컬인데 올해도 이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위와 3위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상연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프랑켄슈타인>이 15만9429장, <킹키부츠>가 13만7775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프랑켄슈타인>은 EMK뮤지컬컴퍼니, <킹키부츠>는 CJ ENM이 제작한 작품이다.
비록 순위는 <킹키부츠>가 뒤쳐졌지만 실속이 좋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킹키부츠>의 객석점유율이 훨씬 높았다. <킹키부츠>의 객석 점유율은 91.8%에 이르러 <프랑켄슈타인>보다 10%p 가까이 높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KOPIS 2024년 3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시카고> 최재림 배우의 복화술 영상이 대중에게 회자되면서 흥행을 이어가더니 <킹키부츠>도 유튜브에서 이른바 ‘쥐롤라’로 소개되면서 흥행몰이를 했다”고 분석했다.
◇<드라큘라> 관객 집계 '불투명', <마리 앙투아네트> 흥행 난항
뒤를 이어 <드라큘라>, <레베카>, <푸에르자 웨이라 인 서울>, <마리 앙투아네트>가 4위부터 7위에 랭크됐다. KOPIS 집계상 <드라큘라>가 공연된 기간 샤롯데씨어터에서는 약 9만3079장의 티켓이 판매됐다. 샤롯데씨어터의 객석 수가 1230석인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은 65.2%에 그친다. 이는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그러나 제작사인 OD컴퍼니는 자체집계 결과 <드라큘라>의 관객 수가 14만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KOPIS 상 수치와 괴리가 커 예경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측도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나 OD컴퍼니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레베카>는 8만6186장의 티켓을 판매, 객석 점유율 73.4%를 기록했다. <레베카>의 기록은 돋보인다. 2023년 하반기 10주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앙코르 공연을 2024년 2월 말까지 진행한 건데 이 공연마저 흥행시켰다.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는 2023년이 한국 초연 10주년으로 그해 11월 17일부터 올 2월 중순까지 공연을 이어갔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리미티드가 제작을 맡았다. 몬스타엑스의 셔누가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하며 화제를 모은 이 공연은 6만3004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다만 성수문화예술마당에서 공연됐다는 점에서 객석 점유율은 집계할 수 없다.
객석 점유율 꼴찌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마리 앙투아네트>다. 객석 점유율이 40.8%에 그쳤다. 디큐브링크아트센터 디큐브씨어터에서 상연된 이 작품의 티켓 판매량은 6만826장이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가 나서서 인터뷰를 진행할 만큼 공을 들였지만 흥행에 어려움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기에 언급된 뮤지컬의 실제 티켓 판매량은 더 많을 수 있다. 전산예매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팔린 전관판매, 단체판매분이 누락됐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뮤지컬일수록 마케팅에 이용할 목적으로 기업이 직접 제작사 측에 연락해 전관판매, 단체판매로 티켓을 싸게 구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렇게 판매된 티켓은 제작사들이 KOPIS에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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