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 분석]삼성중공업, 이자보상배율 2배…영업익 증가 덕조선업 회복 효과, 판교 사옥 매각해 차입금 상환 활용 계획
이우찬 기자공개 2024-12-30 08:38:0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07: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회복 기세를 타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차입금 이자상환 능력도 한층 제고됐다. 올해 이자보상배율이 2배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다만 이는 영업이익 증가의 결과로 차입 축소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의 결과는 아니다. 4조원대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당장 사옥 매각 등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자보상배율 2배 상회, 차입 축소 아닌 이익 증가 효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9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금융비용(이자비용)이 160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3285억원이다. 영업이익을 대출이자 등을 비롯한 금융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2.05배를 기록했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이자보다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지난해 동기에는 영업이익과 금융비용은 각각 1543억원, 1271억원이었다. 이자보상배율 1.21배였다. 지난해 연간 이자보상배율은 1.31배다. 이 수치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해 플러스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이자상환 능력은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어익은 각각 8조94억원, 2333억원이다. 영입이익률은 2.9%였다.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9조9400억원, 475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4.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이 상승한 것은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결과로 금융비용을 감소시키는 차입금 축소 때문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9월 말 총차입금은 4조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3조4077억원)보다 약 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 역시 16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71억원)보다 많았다.
회사의 차입금과 이자율 수치는 분기보고서가 아닌 연간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 3조6813억원 중 단기차입금은 1조8496억원이다. 약 50% 비중이다. IBK기업은행 등에서 빌린 뱅커스 유전스(Usance) 4280억원, 한국수출입은행 상생대출 4420억원이다. 각 이자율은 5%대다.
장기차입금 중에서는 한국산업은행 등의 일반대출(5160억원), 한국수출입은행 제작금융(5970억원) 비중이 컸다. 각 이자율은 4% 초반에서 6% 후반대였다. 제작금융은 선박과 플랜트를 제작하는 동안 대출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중공업은 2022년까지는 수년 동안 마이너스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조선업 다운사이클 속에 좀처럼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6조4196억원에 달했다. 연평균 영업손실 8025억원이다.
지속된 적자 속에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같은 기간(2015~2022) 누적 금융비용은 1조893억원에 달했다.
자금난에 허덕였던 삼성중공업은 주주한테서 돈을 끌어모았다. 대부분 유상증자를 활용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증으로 1조2825억원을 조달했다. 삼성전자(1710억원)를 비롯해 삼성생명(328억원), 삼성전기(233억원) 등 특수관계인으로 있는 계열사가 출자하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적자 터널의 초반 지점인 2016년에도 같은 방식의 유증으로 1조1410억원을 조달했다. 2016년은 극심한 불황으로 전 세계 조선사들이 수주난을 겪었던 해다. 2018년에도 유증을 진행해 1조4088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유증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이자비용 등을 갚았다.
◇차입의존도 큰 편, 사옥 매각 재무부담 경감 카드
업황 회복으로 턴어라운드를 이어가는 만큼 이자비용의 직접 발생 요인인 차입금 축소가 향후 숙제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경쟁사 대비 차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삼성중공업의 비교군 기업(피어그룹)인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업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이자보상배율은 9월 말 3.67배에 달한다. 삼성중공업(2.05배)보다 이자상환 능력이 우수하다. HD현대중공업의 9월 말 총차입금은 1조4987억원으로 삼성중공업보다 2조5000억원가량 적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9%, 26.6%다.
삼성중공업이 사옥 매각으로 재무부담 완화를 추진하는 것도 차입금 축소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이다. 판교 삼평동에 있는 R&D센터 건물·토지를 4000억원에 이지스롱웨일 1호 위탁관리부동산 투자회사에 '세일앤 리스백'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처분 예정일은 이달 30일이다. 차입금을 상환하고 일부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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