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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투사 목전에 둔 대신증권, PBS 진출 나설까 과점 시장에 대규모 투자 요구…초대형IB 주력 무게

박상현 기자공개 2025-01-06 08:26:2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로의 전환을 목전에 뒀다. 금융위원회가 최종 승인을 내리면 대신증권은 국내 10번째로 종투사로 등극한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개시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PBS업계 사정을 고려할 때 대신증권이 PBS에 진출하는 건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면 수익성을 높이는 게 쉽지 않다. 현재 PBS를 진행하는 증권사는 6곳인데, 이중 상위 3곳이 70%를 점유하고 있다. 앞서 종투사로 지정된 키움증권은 PBS 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8일 제22차 회의에서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안건을 최종 의결하면 대신증권은 10번째 종투사가 된다. 2022년 키움증권 이후 2년만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PBS를 진행할 수 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서 수탁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모펀드 시장은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수탁사 등으로 구성된다. 펀드를 만든 운용사는 은행·증권사와 같은 판매사를 통해 고객을 유치한다.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은 운용사의 지시 아래 수탁업자가 관리한다. 은행과 증권사 PBS가 수탁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2019년 라임·옵티머스 사태 후 증권사 PBS가 주로 맡고 있다.


증권사 PBS는 수탁 외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운용사가 펀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직접 초기자금을 투자하기도 한다. 이후 운용 단계에서는 △주문처리 △대차거래 △차익거래·신용공여 △스왑·해외지원 △리스크관리 등을 지원한다. 사실상 증권사 PBS는 운용사의 펀드 설정·운용 전 과정을 돕는 셈이다.

국내 9개의 종투사 중 이 업무를 수행하는 곳은 총 6곳이다. 이들의 수탁고와 점유율은 지난 11월 기준 △KB증권(15조1200억원·28.6%) △NH투자증권(13조2271억원·25.0%) △삼성증권(8조5805억원·16.2%) △한국투자증권(7조7928억원·14.7%) △미래에셋증권(7조4197억원·14.0%) △신한투자증권(7627억원·1.4%)다. 상위 3개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PBS 시장은 특성상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프라 구성과 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요구된다. PBS가 국내 도입된 지 11년이 된 만큼 품질도 상향 평준화됐다. 시장 참여자 간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다.

당시 9번째로 종투사 인가를 받았던 키움증권도 이후 PBS 진출을 선언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 사업성에 대해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후발주자인 신한투자증권은 점유율 1.4%를 기록하면서 PBS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대신증권이 PBS 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신증권은 종투사를 넘어 초대형 IB로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한다. 금융위의 승인을 받으려면 내부통제 시스템과 재무건전성, 대주주적격성 등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대신증권의 PBS 진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PBS 산업에 진출하려면 관련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대신증권이 인력을 확충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대신증권이 대형사만큼 대차 풀을 갖추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PBS 사업 진출이 오히려 대신증권의 초대형 IB 등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 수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IB를 준비하는 신한증권의 경우 최근 PBS 확장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지난 10월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 사고가 난 이후 시장 신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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