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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한일·상업 '동우회 통합' 전격 결정 배경은 계파 분열 원천 차단…'통합 기수' 전행 구성까지 약 5년, 조기 혁신 필요 판단

최필우 기자공개 2025-01-07 10:25:1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퇴직 임직원 동우회를 통합한다. 50여년 간 이어진 계파 문화를 없애고 행내 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계파 분열을 원천 차단하려면 현직 임원 뿐만 아니라 퇴직 인사들의 화합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계파주의가 자연스럽게 해소되길 기다리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동우회 통합을 전격 결정한 요인이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은 1999년 통합됐고 한빛은행 시절인 2001년 통합 기수 공채를 시작했다. 정진완 신임 우리은행장이 1995년 입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합 세대로 전 행을 구성하기까지 5년 가량 남은 셈이다. 현 경영진 차원에서 혁신을 이루고 통합 세대를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임종룡 회장, 역대 행장 만나 통합 설득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창립 126주년 기념식에서 한일은행, 상업은행 동우회 통합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정 행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이 참석해 통합 '우리은행 동우회' 출범 뜻을 모았다.

한일은행 동우회와 상업은행 동우회는 50년 이상 운영돼 왔다. 1999년 두 은행이 한빛은행으로 통합된 이후에도 26년간 양대 동우회 체제가 유지됐다. 과거 '조상제한서'로 불린 5대 은행 중 두 자리를 차지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우회 통합 필요성을 제기한 인물은 임 회장이다. 임 회장은 양행 합병 추진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으로 통합 실무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양행 출신간 뿌리 깊은 갈등을 체감했고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조직 문화 개선에 힘쓰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임 회장은 동우회에 몸담고 있는 역대 행장들을 직접 만나 통합에 동참에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우회를 계파 갈등의 진원지로 진단한 것도 통합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됐다. 우리금융은 전통적으로 행장 또는 회장을 선임할 때마다 계파 간 갈등을 겪었다. 조직 안팎으로 여론전이 심화되고 상대 후보의 비리를 폭로하는 '투서'가 빗발치는 경우도 많았다. 통합 이후 입행한 직원들보단 입행 은행이 다른 현직 임원들, 퇴직 인사들 중심으로 갈등이 지속됐다. 동우회 통합을 계기로 퇴임 임직원들의 화합 노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00년대 입행 '통합 세대' 대비

동우회 통합은 합병 후 입행 세대를 준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정 행장은 행장 후보로 추천된 이후 첫 출근길에서 입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통합됐다며 계파 갈등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인이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통합 우리은행에 근무한 기간이 훨씬 긴 만큼 계파주의에 기반해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 행장은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1998년 7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은 합병을 결정했고 이듬해 한빛은행으로 행명을 바꿨다. 2002년 평화은행을 합병하고 행명을 우리은행으로 바꾸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통합 기수로 공채가 본격화된 건 한빛은행 시절은 2001년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수년간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5년 후 통합 공채 기수 행장을 배출하고 전체 임직원을 통합 후 인사로만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계파주의 해소를 기다리기엔 수년이 남은 만큼 현 경영진 체제에서 조기 혁신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계파문화에 대한 전사적 인식 개선을 위해 윤리규범을 손질하기로 했다. 또 모든 인사자료에서 출신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랜 기간 계파 갈등이 지속된 배경에는 과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시절이 익숙한 퇴직 임직원들이 있었다"며 "현직 임직원 뿐만 아니라 퇴임한 인사들도 인식 변화가 필요한 만큼 동우회 통합은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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