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완성차 시장 '지각변동'…목표는 '2강 체제'④폭스바겐그룹 영업이익 이미 추월…'혼다-닛산 합병·BYD 국내 진출' 난관
박완준 기자공개 2025-01-22 07:28:36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속에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매섭다.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전환하면서 내연기관 차량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온 기존 레거시(전통적인) 완성차 기업들과의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현대차그룹도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승부수를 띄웠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를 강조하며 내연기관을 넘어 모빌리티를 모두 아우르는 산업군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성과는 확실했다. 수십 년간 글로벌 판매량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폭스바겐그룹과의 격차를 지난해 또 좁히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재추격하는 현대차그룹, '2강 체제' 성공할까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비우호적이 대내외 경영환경과 자동차 산업의 피크 아웃 우려에도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414만1791대, 기아 308만9457대 등 총 723만1248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목표 판매량인 744만3000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판매량 순위도 3위를 유지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선방하며 2위 폭스바겐그룹과 격차를 좁혔다. 폭스바겐그룹이 주력 시장으로 낙점한 중국에서 고전한 탓이다. 실제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903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2023년 대비 2.3% 줄어든 수치며, 현대차그룹과 판매량 차이는 2023년 193만대에서 지난해 179만대로 좁혀졌다.
일등공신은 친환경차 판매량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기차 캐즘에도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수출이 2023년 대비 12만대 이상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 2020년(27만여대) 대비 160%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023년 대비 3% 줄어든 74만48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미국에서 31% 줄어든 4만9400대, 유럽에서 5% 감소한 44만7900대로 큰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중국에서는 8% 늘어난 20만7400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폭스바겐그룹은 1937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부진한 실적에 경영진들은 독일 공장 3곳 폐쇄와 수만명 규모의 인력 감축, 임금 삭감을 제시하고 있다. 노조도 2030년까지 전체 인원의 약 30%인 3만5000명 가량의 인력을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실적도 현대차그룹이 앞서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폭스바겐그룹의 매출은 2372억7900만유로(약 355조8307억원)와 영업이익 129억700만유로(약 19조3557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매출 208조90831억원과 영업이익 21조3681억원을 거두며 폭스바겐그룹을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의 판매량을 늘리며 실적 부문에서는 폭스바겐그룹을 앞질렀다"며 "특히 친환경차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은 미국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며 미래 성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日 닛산-혼다 합병 변수…BYD 한국 진출 '난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격변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보다 전기차 개발이 늦어지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합병을 추진해 체질을 개선하는 등 위기 상황 돌파에 나섰고,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는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며 전통 브랜드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 혼다와 닛산이 전격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닛산 산하에 편입된 미쓰비시자동차까지 3대 브랜드 통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2023년 글로벌 판매량 기준 7위 혼다(398만대)와 8위 닛산(337만대), 미쓰비시 87만대가 합쳐져 판매량 800만대 규모의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혼다-닛산의 합병은 현대차그룹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통합시 판매량 기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4위로 밀려나게 된다. 아울러 전기차에 집중한 닛산과 하이브리드에 집중한 혼다가 기술 교류 및 협력에 나선다면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도 이달 16일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2년 전 일본에 진출, 지난해 2023년 대비 54% 늘어난 2223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도요타를 추월한 경험을 활용해 국내까지 발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BYD의 저가 공세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BYD는 올해 국내에서 실구매가 2000만원대의 소형 전기 SUV 아토3를 시작으로, 퍼포먼스 중형 전기 세단 씰(SEAL)과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7 등 총 3개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2022년 출시된 아토3는 2022년 처음 선보인 지 2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대 이상을 기록한 모델이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아토3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 유출로 대기 고객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환경부가 올해 추진한 생애 최초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BYD로 이어질 시 시장 침투력은 급격하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완성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를 극복할 전략을 제시하지 않을 시 내수 시장 내 국산차 점유율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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