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전기차 생크션 리스크]현대차그룹, 신성장 동력 '흔들'…위협받는 '2030 전략'②'전기차 캐즘' 장기화 예고…돌파 키워드 '하이브리드 현지 생산'
박완준 기자공개 2025-01-24 07:28:32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전기차 산업 생크션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화석연료 기반의 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산업에 맞춰 국내외 투자를 확대했던 우리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2.0 시대 제재 대상에 오른 전기차와 배터리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전기차 보급 활성화 대신 석유·가스 등 화석 연료 산업에 주력해 자국의 내연기관차의 발전을 도모한다. 이에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가 현실화됐다.현대차그룹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를 받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정책이 폐지될 시 수요 둔화에 직면할 위기에 놓였다. 특히 2030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84만대를 넘기겠다는 목표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IRA 폐지' 가시화…리스크 노출된 '2030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에너지의 해방' 행정명령을 내고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천연자원'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명시하고, 불공정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까지 검토하라고 명시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하는 모든 신차의 56%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목표도 폐기했다. IRA 정책이 전면 수정될 시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면서 수요가 더욱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산업에 뒤처진 GM과 포드 등 자국의 완성차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목표한 '2030 전략'이 리스크에 노출됐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구축한 판매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323만대를 목표하며 미국에 84만대를 할애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이 2029년 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아 현대차그룹의 2030 전략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전기차 전용 공장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혼용생산으로 바꾸는 전략을 꾀해 전체 판매량 감소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부분도 현대차그룹에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시 멕시코에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생산기지를 둔 현대차그룹의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 기아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연간 25만대를 생산 중이며, 이중 15만대가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현대모비스 멕시코 법인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모듈과 램프 등을 공급 중이다.
◇위기 돌파는 '하이브리드차'…현지 생산 늘린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의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을 꾀한다. 보조금 정책 폐지에 따른 캐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요가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생산과 판매를 늘리며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준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 싼타페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기아의 조지아주 공장도 올해 하반기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를 투입한다. 최근 완공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기지로 낙점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량은 기존 100만대 수준에서 118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3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5만대)에 더해 HMGMA 생산 규모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전체 생산 비중의 70%는 미국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또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II)이 적용된 신차를 현지에서 다수 출시한다. 아울러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올 상반기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 현지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신공장 HMGMA가 올해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현지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예정이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등 모든 종류의 파워트레인을 생산한다"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맞춰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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