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재무분석]'전력기기' 호황 덕 효성하이코, 첫 흑자 눈앞판매 자회사 포함 27억달러 수주 확보…완전자본잠식 3년, 정상화 돌입
김동현 기자공개 2025-01-22 07:14:25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3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중공업 북미 전력기기 자회사 효성하이코(Hyosung HICO)의 첫 흑자 달성이 가까워졌다. 2020년 출범 이후 내리 순손실을 내던 이 회사는 신규 수주 물량을 쌓아가며 지난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 대규모 손실을 내지 않으면 무난히 연간 첫 흑자를 낼 전망이다. 첫 흑자 이후 남은 과제는 3년째 이어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효성하이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3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일본 미쓰비시의 미국 변압기 공장을 5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를 위해 533억원을 들여 현지 법인 효성하이코를 설립했다. 설립 첫해 169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지난 2023년까지 순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효성하이코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대규모 수주 물량을 쌓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효성하이코는 자체적으로 판매를 진행하는 동시에 산하에 전문 판매법인 하이코아메리카세일즈앤테크(HICO America Sales n Tech)를 두고 사업을 이어갔다. 해당 판매법인은 본래 효성그룹의 미국 중간지주사 효성홀딩스USA(Hyosung Holdings USA) 자회사로 있었지만 효성하이코 출범 이듬해 효성하이코 자회사로 편재됐다.
효성중공업이 북미 생산법인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첫해에는 효성하이코와 판매법인의 수주잔고는 다 합쳐도 5억달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현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전력기기 시장이 호황기를 맞이했고 효성하이코와 판매 자회사의 수주잔고도 급격히 불었다.
2020년 4억7000만달러 수준이던 수주잔고는 이듬해 6억달러로 올라갔고 이후 2022년 8억3000만달러, 2023년 15억7000만달러 등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양사 합산 수주잔고는 27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전체 수주잔고의 75%를 판매법인이 담당하고 있긴 하나 효성하이코 자체적으로 수주량을 늘리며 나머지 25%를 담당하고 있다.
효성하이코가 생산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동시에 하이코아메리카세일즈앤테크를 통해 영업망을 짜면서 양사 모두 수주량을 확대할 수 있었다. 현재 효성하이코와 하이코아메리카세일즈앤테크는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American Electric Power), 에버소스 에너지(Eversource Energy) 등 미국 내 주요 전력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렇듯 미국 현지 사업이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매출 규모도 확대됐고 4년간 이어진 순손실 상태를 끊어낼 수 있었다. 효성하이코는 출범 첫해 102억원 수준의 매출만 거뒀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그 규모가 10배 이상 증가한 1751억원까지 확대됐다. 하이코아메리카세일즈앤테크도 최근 3년 사이 매출 규모를 1874억원(2021년)에서 3999억원(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2배 이상 키웠다.
효성하이코가 순이익을 내기 시작하며 자본구조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도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3년(2022~2024년 3분기) 동안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값을 기록,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출범 이후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382억원으로 전년 말(-547억원) 대비 30% 정도 완전자본잠식 규모를 축소했다.
현재 쌓아놓은 수주 물량이 27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기반으로 재무건전성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사 차원에서도 효성하이코의 사업 확대를 위한 증설에 현금출자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7월 효성하이코의 증설 재원 마련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679억원을 내려보내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출자기간이 최대 4년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아직까지 자금을 내려보내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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