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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윤건수 "퇴직연금 출자 공론화 보람…다변화 '아쉬움'"VC협회장 2년 임기 다음달 종료…"차기 후보자들 능력 출중해 안심"

이기정 기자공개 2025-01-22 08:33:3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4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장에 능력 있는 후보자가 다수 지원해 마음이 놓인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적지 않았는데 후임자가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 업계 발전을 위해 발로 뛰어달라는 당부를 전하고 싶다."

지난 15일 서울시 성동구 DSC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윤건수 VC협회장(사진)은 이같이 취임 2주년 만료를 앞둔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다음달이면 협회장 임기를 마치고 다시 VC업계 일원 중 한명으로 돌아간다.

윤 회장은 출자자(LP) 저변을 넓힌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운을 뗐다. 다만 협회명 변경에 실패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 논의를 끝내지 못했는데 후임자에게 무거운 임무를 넘긴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라고 전했다.

◇상생협력기금 출자 허용 성과…중기부와 네트워크 강화

1962년생인 윤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한국기술투자(현재 SBI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2012년 DSC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2023년초 VC협회장에 도전했다. 당시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와 경쟁을 펼쳤다. 우여곡절 끝에 협회장에 당선됐다. 윤 회장은 "이사회 투표에서 1표 차이로 회원총회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임기 동안 가장 공들인 부분은 출자자 저변 확대다. 윤 회장은 "지난해 6월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협력기금)의 벤처펀드 출자가 허용되면서 민간 LP 확대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슈를 제기한 후 약 6개월만에 이룬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외부 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한 것도 주된 성과로 꼽았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VC업계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면서 협회가 추진하는 일에 탄력이 붙을 수 있었다"며 "중기부 등 유관 기관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중기부에서 발표한 '글로벌 4대 벤처투자 강국 도약' 비전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그는 "해당 비전에 글로벌 투자환경 조성, LP 확대 등 업계의 숙원이 다수 포함됐다"며 "업계 성장에 힘써주는 중기부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퇴직연금 논의 마무리 못해 아쉬움…후임자에겐 '겸손·성실' 당부

아쉬웠던 부분으로는 업계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 것을 꼽았다. 윤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협회명을 '한국벤처투자협회'로 바꾸기 위해 시도했지만 결국 임기 내 매듭을 짓지 못했다.

윤 회장은 "VC업계 성장과는 별개로 시장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외부로부터 도전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를 지키려면 벤처투자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관을 협회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야 규제 개선 등 협회의 요청에 더욱 힘이 실린다"며 "임기 동안 액셀러레이터(AC) 등 일부 특별 회원사를 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협회가 VC 중심으로만 움직여 향후 위기가 찾아올까 우려가 된다" 말했다.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출자 허용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처음 퇴직연금 출자를 언급했을 때는 이룰 수 없는 목표로 여기며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았다"며 "다만 최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산적해 있다"며 "차기 협회장의 임기 동안 모든 절차가 마무리 돼 VC업계가 퇴직연금의 출자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에게는 업계 어려움 해결에 힘 써달라고 조언했다. 윤 회장은 "VC업계는 올해에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사와 중소형 하우스간 양극화가 가속화되며 생존을 걱정하는 곳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장 후보 면면을 보면 누가 당선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모두 능력과 인품을 갖추고 있다"며 "차기 협회장이 회원사 모두가 지속성장 할 수 있도록 살펴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보다 '겸손함'과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을 키워나가야 하는 VC협회장이 의전 등 허례허식에 집중하면 안된다"라며 "낮은 자세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네트워크를 다져야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전하려면 기본적으로 협회장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VC업계의 진심을 상대방이 알아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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