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위버스·디어유 양강체제 위협하는 신규 사업자들①K팝 성장세에 노머스·카카오엔터 도전장, 프롬·베리즈 성장성 주목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23 09:03:23
[편집자주]
팬덤 문화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0대 시절의 일시적 취미가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일상적 여가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K-팬덤 플랫폼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가 구축한 양강 체제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다. 시장을 지키려는 선발주자와 판을 흔들려는 신규 진입자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0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팬덤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의 2강 체제나 다름없었던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베리즈(BERRIZ)’라는 이름의 플랫폼 출시를 예고했고 최근 상장한 노머스도 성장세가 기대된다.관련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건 그만큼 K팝 시장이 호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침을 겪었던 K팝 시장은 올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확고한 IP(지적재산권)를 가진 그룹들의 활동 재개로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임 체인저 노리는 신규 플레이어
21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노머스는 자체 팬덤 플랫폼 ‘프롬(Fromm)’에 신규 서비스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엔터테크’ 기업을 표방하며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당시 밸류 산정의 근거로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업계 투톱인 '디어유'를 포함시키면서 일반 엔터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프롬의 진입으로 K-팬덤 플랫폼 시장은 격전지가 된 모양새다. 기존에는 위버스컴퍼니, 디어유 양강 구도가 그려져 있었는데 노머스가 공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양강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또 다른 팬덤 플랫폼 사업자로 거론되는 곳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베리즈'라는 이름의 팬덤 플랫폼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산하에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담엔터테인먼트, 안테나, 이스트(IST)엔터테인먼트 등을 뒀고 SM엔터테인먼트와 계열사 관계다. 아이브, 아이유, 이효리 등 강력한 아티스트IP를 갖고 있어 팬덤 플랫폼을 출시하면 빠른 속도로 대중 인지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K팬덤 플랫폼 '지배자' 입지 흔들릴까
K팬덤 플랫폼은 애초 다자 경쟁이 이뤄졌던 시장이다. 2020년까지 네 곳 이상의 사업자가 동영상, 메시지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해왔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건 2023년부터다.
우선 시장에 가장 빨리 발을 들인 곳은 디어유다. SM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로 2017년 7월 모바일 노래방사업을 위해 설립됐으나 아티스트 전용 팬 커뮤니티 플랫폼 '리슨(Lysn)'을 출시하며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아티스트와 팬의 1대1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를 표방한 '버블'을 출시한 뒤 급성장했다. 2021년 11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고 2023년까지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위버스컴퍼니는 2018년 7월 하이브가 플랫폼서비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비엔엑스(BNX)가 모태다. 설립 1년 만에 위버스 플랫폼을 출시했고 2020년 7월에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40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두 기업은 경쟁사의 플랫폼 사업을 차례로 인수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위버스컴퍼니는 2021년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LIVE) 사업을 인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 출시된 V-LIVE는 스타와 팬의 실시간 소통을 특징으로 한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
위버스는 이를 통합해 영상 라이브 기능을 강화한 '위버스 2.0'을 출시했다. 뒤이어 디어유가 2023년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IP 계약권을 인수하며 약 3년에 걸친 시장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위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900만명을 웃돈다. 디어유는 MAU 대신 디어유 버블 구독자 수를 집계하는데 지난해 말 20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면에서 볼 때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의 양강 체제가 당분간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신규 사업자들과 실적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을 보면 위버스컴퍼니는 1780억원, 디어유는 57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노머스의 팬덤 플랫폼부문 매출은 57억원 정도다. 아직 공개 전인 3분기 실적까지 추정해봐도 100억원 미만의 누적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양강 회사 실적을 따라잡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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