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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카카오엔터, 디어유 두고 베리즈 택한 속내 'JYP 외면'②2대주주에 이익 배분 부담…11조 IPO 목표, 음악사업 밸류체인 강화 기대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24 07:55:13

[편집자주]

팬덤 문화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0대 시절의 일시적 취미가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일상적 여가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K-팬덤 플랫폼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가 구축한 양강 체제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다. 시장을 지키려는 선발주자와 판을 흔들려는 신규 진입자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베리즈(BERRIZ)'라는 이름의 K-팬덤 플랫폼 출시를 알리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모기업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 인프라와 함께 자회사와 계열사가 보유한 강력한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팬덤 플랫폼 사업에 직접 진출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IP를 아우르는 종합 팬덤 플랫폼은 관계사 디어유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음악 기획·제작부터 팬덤 관리까지 사업 전반의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이익의 외부 유출까지 막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디어유를 선택할 경우 이익이 발생하면 2대 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와 상당 부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글로벌 팬덤 직접 공략, 관계사 디어유와 다른 노선

21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팬덤 플랫폼 베리즈를 올 상반기 출시할 채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대표이사가 이끄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베리즈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덤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전해진다. K팝의 전체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K-팬덤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인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의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위버스컴퍼니의 해외 이용자 비중은 90%, 디어유는 해외 매출 비중이 70%가 넘는다. K팝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퍼지면서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 팬덤 플랫폼의 해외 이용자 비중 역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독자적 팬덤 플랫폼 시장 진출을 두고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업계는 디어유가 그룹의 팬덤 플랫폼사업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전혀 다른 선택을 한 배경으로 지배구조가 거론된다. 디어유의 지분 구조를 보면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가 31.16%를 보유한 최대주주, JYP엔터테인먼트는 18.05%를 확보한 2대 주주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6월 일반투자 형태로 디어유에 출자했지만 투자전략실장을 디어유 기타비상무이사로 파견해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있다.

디어유 경우 배당 등을 실시할 경우 JYP엔터테인먼트로도 사업 이익을 나눠야 하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디어유는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형태라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아티스트IP 역량을 집중시켜 육성할 이유가 없다”며 “디어유의 성장에 따른 이익이 JYP엔터테인먼트 등 외부로 유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확장성·기존 사업과 시너지 무궁무진…IPO '히든카드' 시각도

아울러 베리즈의 출시 준비를 글로벌 관련 시장의 최근 성장성과 맞물려 보는 시각도 있다. K팝과 K-팬덤 플랫폼 시장의 시너지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신사업 개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팬덤 플랫폼 시장은 전통 음악산업에서 비교적 새롭게 등장한 분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성장했다”며 “팬덤 활동이 대중화하고 구매력 높은 소비층이 유입되면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베리즈는 출범과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존 음악사업과 즉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성장 기대감이 높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육성에서부터 음반·원 제작, 유통에 이르기까지 음악사업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을 갖췄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며 공연 제작사 쇼노트도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에 팬덤 플랫폼까지 더해지면 음악 기획·제작에서 팬덤 관리까지 음악과 관련된 엔터테인먼트사업 전반을 아우르게 된다.

강력한 아티스트IP도 무기다. 카카오그룹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는 아티스트로는 이효리, 아이유, 아이브, 에스파 등 가수와 송승헌, 고아라, 김범 등 배우가 있다. 팬덤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력은 양질의 아티스트IP 보유량에 달려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장 잠재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익분기점 달성 시기를 앞당기는 힘이 될 수 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풍부한 아티스트IP를 바탕으로 단숨에 대중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유료 구독 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개선된 점도 팬덤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리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이번 행보를 기업공개(IPO) 준비와 연관지어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밝힌 바에 따르면 1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인데 그 핵심 성장동력으로 음악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3년 초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투자금 유치와 동시에 모회사 카카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고또 지난해 글로벌 음악사업 전문가인 장윤중 대표를 권기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선임한 것도 IPO를 위한 전략적 행보란 해석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엔터가 준비중인 팬플랫폼은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인 버블과는 다른 서비스"라며 "디어유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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