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공사예정원가 상승 영향 지속, 미청구공사 회수 관건인니 진행률 '92%→89%'로 조정, 발주처 공사비 협상 이어져…외부 회계 감사도 앞둬
신상윤 기자공개 2025-01-24 07:53:29
[편집자주]
현대엔지니어링이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신임 대표이사로 현대차그룹 '재무통' 주우정 사장을 선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그리고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 배경을 짚어보고, 주 대표가 추진할 새로운 경영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6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조원 넘는 손실을 일시에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 건설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표면적인 이유는 해외 플랜트 사업 원가 상승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사업이 지목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발주처와 공사비 증액 등을 협의해 올해는 흑자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미청구공사채권 등으로 1000억원 규모를 인식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비슷한 규모의 채권을 인식한 사업들도 눈에 띈다. 진행률 기반의 회계를 사용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종 결산 과정에서 다른 사업들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 상승 지목 사업장 '진행률' 역전, 인니 발릭파판 '92%→89%' 조정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손실 1조24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대규모 적자 전환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914억원인 가운데 4분기에만 1조3000억원 규모 손실이 반영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원유 정제설비 'RDMP Balikpapan'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에 투입한 원가가 반영된 영향으로 설명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어느 정도의 원가를 추가 산입했는지 확인은 어렵다. 특히 진행률 기반의 회계를 사용하는 건설업 특성상 부실 징후 정도만을 유추해 볼 뿐이다. 지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나온 것도 과거 기록에 불과하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가 공정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은 일부분 드러난다.
일례로 인도네시아 RDMP Balikpapan은 2018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9월 23일 종료될 예정이다. 도급금액은 4조372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진행률은 89%로 남은 일감은 4686억원 수준에 그친다. 눈에 띄는 대목은 2023년 말 기준 92%까지 공정의 진행률이 9개월 만에 후퇴했다는 것이다.
건설 회계상 수익금액은 진행률에 영향을 받는다. 건설사마다 적용하는 기준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 진행률은 '발생원가/총공사예정원가'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률을 산정한다. 진행률이 감소했다는 것은 투입된 원가가 늘어난 만큼 공사비 상승과 그 외 비용 등이 반영돼 전체 예상되는 공사비가 더 많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인도네시아 RDMP Balikpapan에 대입하면 투입된 원가가 급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받아야 할 도급금액이 확대됐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는 도급금액이 2조5625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조원 가까이 증액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2023년 말 3200억원 수준이던 인도네시아 RDMP Balikpapan 공사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600억원 이상 늘어났다.
◇해외 미청구공사 눈길, 외부 감사인 회계 감사 관건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RDMP Balikpapan과 같이 추가 투입된 원가를 비용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RDMP Balikpapan의 미청구공사액은 1119억원 상당이다. 여기에 또다른 원가 상승 사업으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의 미청구공사액은 972억원이다. 미수금을 더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
모든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만큼 미청구공사액 등을 통해 일부 예상할 수 있다. 일례로 폴란드 Polimery Police PDH/PP 프로젝트는 2023년 8월 말 공사 기간은 끝이 났지만 진행률이 99%에 상당 기간 머무른 상황이다. 미청구공사액도 1700억원에 달한다.
태국 Ultra Clean Fuel (UCF) Diesel Euro V 프로젝트도 공사 기간은 끝났으나 미청구공사액이 235억원 규모다. 이 같은 사업들에도 원가 투입이 증가했다면 진행률 후퇴와 수익성 둔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종 회계 감사 과정에서 외부 감사인과 공사 진행률과 관련한 평가를 다시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지난해 3분기까지 외부 감사인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회계 결산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진 않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사회 내 회계처리 기준과 회계추정변경의 타당성 검토 등의 권한을 지닌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회계사 출신의 이영한 감사위원장을 포함해 4인의 감사위원으로 운영된다. 전원 사외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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