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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삼성E&A, 12년만에 '주주환원' 재개…3년치 제시순이익 최대 20% 활용, 올해 1주당 660원 책정…MSCI 편출·그룹 정책 맞물려

신상윤 기자공개 2025-01-24 07:54:28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E&A가 12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올해 지배지분 순이익의 17% 배당을 시작으로 3년간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정기 변경에서 편출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배당 정책 재개로 시장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윤형식 부사장이 CFO로 선임된 이후 달라진 전략으로 풀이된다.

◇2024~2026년 지배주주 순이익 15~20% 주주환원, 이익잉여금 3조 규모

삼성E&A는 23일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지배지분 순이익 15~20% 수준의 주주환원을 시행하는 내용이 골자다. 첫해인 올해는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60원을 현금 배당한다. 배당금 총액은 1294억원이다. 시가배당율은 3.9% 수준이다.

삼성E&A가 배당을 재개한 건 2013년이 마지막이다. 배당의 기초가 된 사업연도는 2012년이다. 당시 보통주 1주당 3000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2013년과 2015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삼성E&A는 한동안 배당가능이익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말 기준 상법상 배당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지만 지난해까지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미뤘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배당 재개는 삼성E&A가 일정 수준 재무건전성 확보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가 배당 재개에 나서면서 재무구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삼성E&A 부채비율은 157%로 전년 말 대비 20.5%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이 31.1% 증가한 3조1873억원에 달한다.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이 충분히 쌓였다고 판단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과 연동된 MSCI 한국 지수에서 삼성E&A가 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 주가는 최근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올해 들어선 1만8000원 미만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내달 12일 MSCI 정기 변경 결과를 앞두고 이번 배당 정책 재개가 변수를 만들어 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윤형식 CFO 교체 후 배당 재개, 삼성그룹 주주환원 정책 발맞춰

삼성E&A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조9666억원, 영업이익 97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2%, 영업이익은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8.2% 감소한 638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다소 외형이 축소됐지만 주요 화공 프로젝트 중심으로 이익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업이익률도 9.7%로 우수한 편이다.

수주 영업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지난해 14조4150억원의 신규 일감을 확보하면서 수주 잔액은 21조3261억원으로 증가했다. 신규 수주액은 2023년 대비 64% 증가한 수준이다. 수주 잔액을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비교하면 2년이 넘는 일감을 확보해 둔 셈이다. 지속가능항공유(SAF)와 같은 신규 시장에 진출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E&A는 CFO 교체와 맞물려 주주환원 정책을 재개했다. 남궁홍 사장이 대표이사를 연임한 가운데 최근 삼성물산 EPC 경쟁력 강화 TF 출신인 윤형식 부사장을 CFO로 선임했다. 이는 앞서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 등 그룹 내 주요 기업들이 도입한 주주환원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삼성E&A는 지난 몇 년간 기관 투자자로부터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받았다.

삼성E&A 관계자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수행 체계와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과 에너지 전환 분야 신사업 추진 등을 가속화해 중장기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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