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SM엔터 '슈퍼앱'의 꿈, 카카오와 이룰까④SM3.0 팬덤 플랫폼 전략 우회 실현 가능성, 베리즈로 앱 통합 가능성
이지혜 기자공개 2025-02-07 10:56:21
[편집자주]
팬덤 문화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0대 시절의 일시적 취미가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일상적 여가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K-팬덤 플랫폼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가 구축한 양강 체제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다. 시장을 지키려는 선발주자와 판을 흔들려는 신규 진입자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2023년 야심차게 발표한 경영전략 'SM 3.0'에는 팬덤 플랫폼 사업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었다. 분산된 팬덤 플랫폼을 통합해 자체 ‘슈퍼앱’을 만들어 수익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당시 주요 주주로 등극한 하이브에 가로막혀 팬덤 플랫폼 출시 계획 실현이 1년 넘게 지지부진했다.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돌파구가 될 모양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한 팬덤 플랫폼 '베리즈(BERRIZ)'가 그 창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베리즈를 통해 팬덤 플랫폼 통합 전략 이행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강력한 아티스트IP(지적재산권)이 한 곳에 결집되면 단숨에 시장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분산된 SM엔터 팬덤앱, 통합 과제 '여전'
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IP와 관련한 팬덤 플랫폼은 여전히 여러 개로 나눠져있다. 2013년 출시한 ‘SM타운 공식앱(SMTOWN: OFFICIAL)’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해당 앱은 SM엔터테인먼트의 단일 팬덤 플랫폼으로서 통합적 기능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M타운 공식앱과 기능이 중복되는 앱이 다수 존재한다. 계열사 SM브랜드마케팅은 공식 온라인 스토어 '&스토어(&STORE)'를, 드림메이커는 온라인 콘서트 스트리밍 앱인 ‘비욘드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는데 SM타운 공식앱에도 같은 기능이 있다.
수퍼스타 SM타운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와 음원을 활용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 앱 SM타운 팬라이트는 콘서트 관련 이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식앱의 기능과 큰 차별점이 없다.
그나마 SM타운트래블은 소속 아티스트의 국내외 콘서트 정보와 여행 통합 패키지 등 기존 서비스와 연계된 상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이밖에 소속 아티스트 외 팬덤으로 저변을 넓히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팬아트 플랫폼인 팬북(FanBook-FanArt SocialPlatform)과 팬덤 커머스인 쏙스토어 등도 운영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현실은 당초 계획했던 청사진과 거리가 멀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2월 SM3.0 IP 수익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슈퍼앱 구상 계획을 밝혔다. 계열사 별, 기능 별로 분산되어 있던 팬덤 플랫폼을 팬 경험 중심으로 통합해 SM엔터테인먼트만의 슈퍼앱을 만들어 수익화하는 게 목표였다. 슈퍼앱에 △팬 커뮤니티 △콘텐츠 △커머스 △온라인 콘서트 기능을 모두 담을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은 첫발을 떼기도 전에 흐지부지됐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하이브가 주요 주주로 들어서면서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은 포기했지만 주요 주주로서 사업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 결과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10여팀이 자체 팬덤 플랫폼 광야클럽에서 위버스로 옮겨갔다.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는 SM엔터테인먼트가 슈퍼앱에 담으려 했던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슈퍼앱을 별도로 출시하면 하이브와 사업협력 약속을 깨는 것으로 비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 계획이 잠정 중단되면서 지금처럼 중복적인 앱이 혼재하게 된 것이다.
◇베리즈, SM-카카오 팬덤 앱 통합 활로되나
이런 상황에서 관계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베리즈 출시는 SM엔터테인먼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베리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글로벌 팬덤 플랫폼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분 8.81%를 보유 중인 주주 하이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우 카카오의 별도 자회사인 만큼 사업적으로 하이브와 관계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없는 사업체다. 베리즈를 활용하면 SM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와의 사업협력 약속을 지키면서 우회적으로 팬덤 플랫폼 통합 실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산하에 스타쉽과 이담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레이블을 두고 있다. 아티스트IP도 강력하다. 이효리, 아이유, 아이브 등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이블에 직접적으로 소속되어 있다.
업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사 레이블 외에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IP까지 베리즈에 입점시켜 단숨에 시장 선두권으로 도약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가 위버스와 입점 계약을 맺고 있더라도 베리즈의 서비스 차별화로 이를 비껴가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할 때에도 서비스가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디어유 입점은 유지됐다. 디어유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로 팬과 아티스트 간 프라이빗 유료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팬덤 플랫폼 기업이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베리즈와 관련해 아티스트IP 입점 등 구체적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 위버스와 디어유의 버블 서비스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팬과 소통하고 있다"며 "베리즈와 가능한 협업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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