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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흔들리는 캐시카우' LG화학, EBITDA 지키기 총력[LG]②이례적 CAPEX 감축 예고… 친환경석유·배터리·항암 등 '효율적 R&D' 방점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18 14:01:43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0시5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부터 배터리를 넘어 생명과학 부문까지 아우르던 광범위한 투자 행보의 변화를 선언했다. 필요한 투자는 하지만 석유화학 업계의 초호황기 직후인 2023년처럼 연결기준 10조원을 웃도는 베팅을 이어가진 않겠단 의미다.

2021년 8조원에 육박하던 LG화학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024년 들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차입금 증가 없이 투자를 집행한다는 내부 대 전제를 지키려면 EBITDA 모수를 움직이는 부분 즉 규모가 큰 투자부터 옥죌 수 밖에 없다. LG화학이 위기 극복을 위한 열쇳말로 '투자 효율'을 꺼내드는 이유다.

◇'암울한 석화 시황 앞에 섰다' 수익 양질 모두 역성장

LG화학이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밝힌 2024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48조9161억원, 9168억원이다. 2023년(매출액 55조2498억원, 영업익 2조5292억원)와 비교하면 볼륨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후퇴했다. 무엇보다 '시황에 울고 웃는' 석유화학업의 특성을 거스르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LG화학의 2024년 누적 연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앞서 암울한 석화 시황이 어느 정도로 LG화학을 불편케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앞서 LG화학의 영업이익 9168억원 가운데 1조3024억원 가운데 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이마저도 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에 부딪혀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수치다.



LG화학이 CAPEX를 비롯한 '투자액 감소'를 외치는 건 당장의 시황을 바꾸는 것보다 현명한 접근으로 보인다. 중국발 공급 과잉은 더 많은 현지 기업이 참여하며 이제 리스크가 아니라 뉴노멀로 자리잡은 상태다. 이 시기에 투자를 늘려 단가경쟁력 싸움으로 접근할 경우 자칫 제살깎기 경쟁도 우려된다.

LG화학은 2024년 초 한해에 4조원 가량의 CAPEX 투자를 계획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2조원 중반 수준으로 억제했다. 더불어 올해 역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작년과 같은 보수적 투자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LG화학이 완전히 투자의 끈을 놓아버리는 건 아니다. 미래 먹거리로 꼽은 두 축인 배터리 소재와 생명과학 부문에서도 허리띠를 조이지만 옥석가리기를 거쳐 신중하게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내놨다.

◇시황 회복 기다리기보다 투자 허리띠 조이며 'EBTIDA 끌어올리기'

LG화학이 주력하는 미래먹거리인 양극재를 보면 이미 투자 속도 조절이 시작됐다. 올해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 철회를 추진하면서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양극재 출하량은 OEM 업체들의 보수적 관망세와 재고조정 등의 여파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도레이와 합작법인(JV) 형태로 공장을 운영 중인 분리막 사업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LG화학은 2022년 도레이와 헝가리에 분리막 JV를 설립해 작년부터 양산하고 있다. 현재 7억㎡인 캐파를 2028년까지 1조원을 베팅해 연 8억㎡ 규모로 증설할 계획했는데 이 또한 멈춰섰다. 배터리 수요 둔화와 중국 분리막 경쟁사 동향을 살핀 결과다.

연구개발(R&D) 중심의 생명과학 부문 역시 특정 사업부문에 더 힘을 싣고 비주력자산으로 구분되는 영역은 과감한 정리에 나설 예정이다. 2022년 미국 현지 상업화 단계에 들어선 항암신약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아베오파마슈티컬스 인수를 위해 약 8000억원을 베팅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국면이다.

LG화학이 당장 CAPEX와 R&D 관리를 시작하면 줄어든 EBITDA 역시 반등 곡선을 그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물론 석화 사업은 여전히 시황이 엄중하다. 그러나 애초에 LG화학이 국내 화학업 대표주자로 꼽히기는 해도 순수 기초화학 회사는 아니다 보니 반등을 위한 옵션은 한층 더 다양해진다.

일례로 LG화학은 ABS, PVC 등 석유화학부문에서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상태다. 앞서 에너지솔루션이나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사업부문 역시 유의미한 수익성을 내고 있다. LG화학 수익의 본류였던 석화가 흔들린다 해도 여전히 비빌 언덕이 있다는 뜻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스페셜티 케어 영역인 항암신약과 관련해선 지속적인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비용 절감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R&D의 양질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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