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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LG엔솔, 일상이 된 캐즘…'CAPEX 역주행 예고'[LG]③2021년 2000억→2024년 13조 고점 찍고 올해부터 감축 기조 확정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19 08:03:45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4시5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로 햇수로 3년째 전기자동차 수급 위축이 이어지고 있고 아직은 마땅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설비투자를 지탱하는 자본적지출(CAPEX) 전략 변화에 주목된다. 2020년 출범 후 단 한번도 후퇴하지 않았던 CAPEX를 올해부터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를 둘러싼 캐즘을 곧 일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기존 보유 설비부터 살뜰하게 살피는 램프업으로 눈을 돌렸다.

◇공모자금 넘어서는 CAPEX 투자, 2024년이 '최고점'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설립 후 적극적인 투자 드라이브로 몸집을 키워왔다. 2022년 상장을 통해 12조7500억원을 확보했는데 2024년 한해만에 이를 넘어서는 13조원을 CAPEX에 할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출범 후 꾸준히 자본조달을 해 온 것과 함께 출범 이듬해 곧바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설립 이듬해부터 3년 간 창출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만 9조원이 넘는다. 앞서 수조원 단위의 광폭 투자 행보를 지탱할 여력은 충분했다.


업계를 직격한 캐즘은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됐지만 CAPEX를 통한 외연 확장을 노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돌격을 멈추지 못했다. 투자 드라이브가 시작될 쯤 마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LG에너지솔루션을 돕는 정책 호재도 더해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호재에 대응하기 위해선 미시간 단독공장만으로 현지 수요를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를 위해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등 여러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투자 속도를 높였다. 앞서 증설 결과는 속속 나오기 시작했고 합작공장도 하나둘 가동을 시작했다. 수익이 뒷받침되며 재무 부담도 한층 줄어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모든 게 긍정적으로 맞아떨어진 2024년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설비투자의 정점이 됐다. 2024년 초만 해도 캐즘은 말그대로 단기 이슈에 불과할 뿐 투자를 꺾을만한 위협은 아니라고 봤다. 2020년 출범 첫해 2000억원이었던 CAPEX는 4년 사이에 60배 넘게 늘어났다. 핵심 전략 시장인 북미에서 적기에 생산능력을 늘린 것도 결실이 나왔다.

◇정책도 시황도 좋지않아… 40%대 운휴 라인 활용하는 '램프업' 방점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제 운영 효율화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시적일 줄 알았던 캐즘이 핵심 시장인 미국 전기차 시장을 뒤덮은 점, 트럼프 신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폐지 등 시장과 정책 간 불확실성도 거세진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CAPEX 감축 규모는 20~30% 가량이다. 2024년 13조원을 쓴 것을 고려하면 약 2조6000억~4조원을 줄이는 선에서 조정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 이듬해부터 3년 간 거둬들인 EBITDA 추이를 회복할 수 있어야만 다시 10조원 단위의 CAPEX를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에 호재였던 각 국의 정책이 바뀌기 시작하자 당장 가동률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통상 생산라인 등 설비 투자를 위해 대규모 CAPEX를 감내하게 되는데 애초에 지어놓은 공장이 만족스럽게 돌아가지 않을 경우 추가 투자에 대한 유인이나 동력 모두 떨어진다.

2024년 3분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가동률은 59.8%였다. 전년 동기 대비 13.1% 포인트 떨어졌다. 2024년 4분기엔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주요 고객사인 GM의 연말 재고조정의 영향으로 가동률은 더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라 다르긴 하나 평균적으로 제조업의 안정적인 가동률 추이는 80% 선으로 본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가동률은 국내 배터리 경쟁사 추이와 비교하면 높지도 낮지도 않은 편이다. 단순히 50%대 가동률을 기록했다고 적정선을 벗어났다고 평가하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 살림에 대한 활용법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CAPEX 베팅을 잠시 미뤄놓고 기존 운휴 라인을 활용하는 게 효율화 작업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말 장래사업·경영계획을 통해 '램프업' 계획을 밝힌 것도 앞서 전략적 경영 판단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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