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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 VC 긴급 서베이]IT 빅테크 vs 스타트업 모두 '제번스의 역설' 영향권③IT 빅테크·스타트업·반도체 기업 영향 받아…인공지능 보편화시대 열려

이채원 기자공개 2025-02-10 07:05:42

[편집자주]

중국이 챗GPT(Chat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딥시크(DeepSeek)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AI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형성됐던 AI 패권 지도에 균열이 생겼다. AI 관련 투자가 메가트렌드가 된 한국의 벤처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은 국내 테크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대상으로 긴급 서베이를 실시했다.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한국 AI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 투자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등장하며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딥시크는 AI 반도체 없이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챗GPT 등 AI에 맞먹는 모델을 만들어 고성능 저비용을 실현시켰다. AI 투자비용 격차를 기술혁신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딥시크 쇼크'란 표현까지 등장한 가운데 국내 AI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기업은 어디일까. 다수 벤처캐피탈리스트는 AI 모델을 구축하던 IT 빅테크 기업들과 자체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스타트업 모두 딥시크를 통해 개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딥시크와 같은 글로벌 모델이 속속 등장하며 국내 기업이 전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도 나왔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비로소 AI시대가 도래했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산업의 효율성이 증가하면 자원 소비가 절감되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는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에 기인한 의견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이번 딥시크 사태가 AI시대를 여는데 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빅테크 기업·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스타트업·반도체 기업 영향 받을 것

국내 43명의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딥시크의 등장과 관련해 국내 AI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기업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던 IT 빅테크를 58.1%(25표)의 비중으로 꼽았다.

한 심사역은 “국내에서는 그나마 네이버, KT가 AI 주권(소버린 AI)을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편이라고 본다”며 “딥시크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고 자체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자신감과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델 개발을 시도할 수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심사역은 “네이버, 카카오는 독자적으로 모델 개발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반대로 그 모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구조적 고민이 필요하다”며 “글로벌하게 훨씬 많은 유효한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빅테크 기업 다음으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이번 딥시크 사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으로 꼽혔다. 23명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표를 던졌다.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VC 관계자들의 의견 역시 엇갈렸다. 한 관계자는 “투자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예전처럼 많은 비용 들여서 파운데이션 모델 만든다고 하면 더욱 투자를 받기 어려워질 것 같다”며 “딥시크의 등장으로 선택지가 넓어졌고 기술에 대한 접근성도 낮아져서 사실 국내 파운데이션 모델의 경쟁력은 점점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하였음에도 아직까지 임팩트 있는 모델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현재까지 개발 방향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새로운 전략을 찾아내지 못할 시 현재와 같은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는 존속이 불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벤치마킹이 가능한 오픈소스가 생겨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VC 심사역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은 벤치마킹이 가능한 오픈소스가 생겼으니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봤다.

이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11표를 받았으며 AI 시대에 맞춘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은 8표를 받았다. 저비용을 내세우는 딥시크가 나오면서 거대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판매 중인 엔비디아와 칩 공급사들인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딥시크의 모델 개발비용이 실제로 오픈AI 모델의 10분의 1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면 거대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GPU의 판매량은 급감할 수 밖에 없다”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현재 주력 GPU인 H800을 판매중인 엔비디아와 칩을 공급하는 칩 공급사들인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다”고 말했다. 다른 심사역 또한 엔비디아 등 미국 AI 관련 업체에 대한 의존이 높아 국내 반도체 업체도 그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제번스의 역설’ AI 보편화 기대…활용성 고민해야

딥시크의 등장이 AI 산업의 전반적 성장 및 생태계 확장에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다수 나왔다.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 원리처럼 AI 관련된 모든 회사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제번스의 역설은 산업의 효율성이 증가하면 자원 소비가 절감되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는 원리를 가지며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가 석탄의 소비를 연구하면서 고안했다.

심사역 A씨는 “딥시크는 산업에 새로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의 범용화, 대중화를 이끌고 기존 AI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 범위가 확대돼 관련 기업들에 수혜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는 AI 전문성이 아니라 활용성이 중요하다는 응답도 나왔다. 심사역 B씨는 “이제는 AI 전문성이 아니라 AI를 어떤 산업에 적용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모바일 혁명을 겪은 2007년처럼 AI시대도 드디어 도래했다고 생각하고 산업 전문성을 키워나가 AI를 활용해 어떻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될 때”라고 전했다.

◇ 더벨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구글폼을 통해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70명에게 서베이 응답을 요청했다. 서베이에 응답한 참여자는 모두 43명이다. 이 가운데 VC CEO 및 CIO 응답자는 총 15명이다. 나머지는 테크 투자에 정통한 시니어 심사역이다. 답변은 하나의 질문을 응답자가 복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서베이 참여 벤처캐피탈=데브시스터즈벤처스, 구나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메타인베스트먼트, 소풍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스틱벤처스, 시너지IB투자, 에이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엔브이씨파트너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케이런벤처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키로스벤처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IBK벤처투자, J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NH벤처투자 △SBVA △SJ투자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UTC인베스트먼트(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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