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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 VC 긴급 서베이]VC가 주목하는 AI 관련 주요 포트폴리오는⑪인공지능 활용+인프라·반도체 적극 투자…피지컬·에이전트, 새로운 투자 키워드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10 07:10:22

[편집자주]

중국이 챗GPT(Chat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딥시크(DeepSeek)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AI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형성됐던 AI 패권 지도에 균열이 생겼다. AI 관련 투자가 메가트렌드가 된 한국의 벤처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은 국내 테크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대상으로 긴급 서베이를 실시했다.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한국 AI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 투자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5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벤처캐피탈은 딥시크 등장 이전부터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투자에 집중해왔다. AI가 없이 미래산업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범용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자를 찾아볼 순 없었다. AI 활용분야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AI 도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AI 반도체 제조사 등에는 다양한 투자들이 이뤄졌다.

딥시크 쇼크 이후에도 파운데이션 모델에 투자하겠다는 VC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VC들은 오히려 딥시크 쇼크가 불러 올 AI산업 혁신 가속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의 키워드가 제시됐다.

◇의료·콘텐츠·로봇·보안…사업분야 무궁무진

설문조사에 응답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투자 기업 중 AI 관련 주요 포트폴리오를 묻는 질문에 다양한 기업들을 언급했다. VC들이 소개한 AI 관련 투자포트폴리오 기업 대부분은 AI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들이었다. AI 활용 분야에 국내 VC들의 투자가 집중돼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루닛과 제이엘티, 허드슨에이아이, 쓰리빌리언, 히츠 등 AI를 기반으로 한 의료·헬스케어 기업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와 함께 마키나락스와 코가로보틱스, 빅웨이브로보틱스, 로브로스 등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도 복수 언급됐다. 넥서스AI와 로앤컴퍼니 등 AI를 접목한 리걸테크 분야의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네오사피엔스(콘텐츠 제작), 다비오·메이사(공간정보 AI기술), 파일러(애드테크), 해빗팩토리(핀테크), S2W(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VC 대표는 "최근 투자한 대다수의 기업이 AI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부 소부장 포트폴리오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기업을 AI기업으로 볼 수도 있다"며 "서비스형플랫폼, 콘텐츠, 에너지 관련 분야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AI활용 기업외에 많은 언급이 된 것은 AI 관련 반도체 칩 개발 기업이다.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망고부스트 △하이퍼액셀 △파네시아 △디노티시아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 AI 시대에 대비한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VC 심사역은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우수한 인력과 연구결과들이 존재하고, 거대 AI분야에서 글로벌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AI 관련 반도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고 설명했다.

AI 도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도 다수 이뤄졌다. AI 모델 최적화 기술전문기업인 노타가 대표적이다. 빅데이터가공솔루션 셀렉트스타, AI인프라 지원서비스 기업 래블업 등에 국내 VC들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레 역시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AI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체 사전 학습 sLLM인 '솔라'를 내놓은 업스테이지 등 일부 스타트업이 언급됐지만 이런 회사들이 파운데이션 모델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응답 중 앤트로픽과 xAI 등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미국 기업이다. 앤트로픽은 전직 오픈AI 연구원들이, x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설립했다.

한 VC 심사역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범용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AI 시대에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버티컬 영역을 고도화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전략 변화, 방향보다 적극성

향후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도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투자 포트폴리오의 후속투자에 집중하며 AI활용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다양화 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한 VC 심사역은 "기존 투자된 AI 포트폴리오에 선별하여 후속투자하며 아직 AI가 전혀 적용되지 못하는 산업군 다수로 해당분야 AI적용 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딥시크 쇼크로 인해 VC의 투자 전략이 변화할 것이란 응답이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딥시크의 출현으로 국내 벤처캐피탈들의 AI 스타트업 투자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것 같냐'는 질문에 VC 과반 이상(55.8%)이 긍정적 응답을 했다. 매우그렇다는 응답이 11.6%, 그렇다는 응답이 44.2%다.

'AI 전분야에 대한 투자확대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을 포함해 투자전략의 AI 투자에 대한 적극성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볼만한건 AI 에이전트(Agentic AI)에 대한 관심이다. 3곳의 VC가 AI 에이전트를 관심있게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환경을 인지하고 학습하여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뜻한다.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로 여겨진다.

한 VC 심사역은 "딥시크 쇼크는 AI 시대로의 속도를 가속화 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아직은 기초적인 수준인 AI 에이전트가 더욱 통합적인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여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관점에서 '피지컬 AI'를 지목한 응답도 있었다. AI기술과 물리적 세계의 연결을 뜻한다. 한 VC 심사역은 "AI 기술이 성숙단계에 도달하며 우리의 신체로 느낄 수 있는 기술들의 발전이 가속화 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더벨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구글폼을 통해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70명에게 서베이 응답을 요청했다. 서베이에 응답한 참여자는 모두 43명이다. 이 가운데 VC CEO 및 CIO 응답자는 총 15명이다. 나머지는 테크 투자에 정통한 시니어 심사역이다. 답변은 하나의 질문의 응답자가 복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서베이 참여 벤처캐피탈=데브시스터즈벤처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메타인베스트먼트, 소풍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스틱벤처스, 시너지IB투자, 에이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엔브이씨파트너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케이런벤처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키로스벤처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IBK벤처투자, J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NH벤처투자 △SBVA △SJ투자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UTC인베스트먼트(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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